01 학술강연 정인식 선생
해방공간에서의 단주 유림의 정치활동과 독립노농당
정 인 식 (한국자주인연맹 의장)
Ⅰ. 서론
Ⅱ. 단주 유림의 귀국과 아나키즘운동의 흐름
1. 작고동지추도회
2. 경남북 아나키스트 대회
3. 전국 아나키스트대회
Ⅲ. 독립노농당의 창당
Ⅳ. 독립노농당의 노선과 투쟁
1. 8.15 담화
2. 입법의원 반대
3. 조선문제 유앤상정과 남한단독선거반대
4.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결성
5. 남북협상
6.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강화론과 독립노농당의 대응
7. 5.10 선거와 독립노농당
Ⅴ. 결 론
Ⅰ. 서 론
인류역사의 전과정을 살펴보면 크게 나누어 인간의 본능적선(本能的善)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의 자유와 행복이 平等하게 보장되고 각인의 理想과 創意가 아름답게 조화되는 社會의 건설을 희구하는 세력과 이에 반하여 소수의 權力者에 의하여 인간을 억압하고 支配하여 강폭한 권력을 행사하고 유지하려는 세력간의 투쟁과정으로 볼수 있다. 旦洲 柳林은 前者를 위하여 일생을 바친분이다. 柳林의 初號는 越坡로 불러왔으나 부산정치 파동이후 旦洲라는 號를 사용하게 되었다. 단주유림은 8.15해방을 중경망명임시정부에서 맞았다. 당시 단주는 조선독립운동세력의 三大主流中의 하나인 아나키스트세력을 대표해서 입각한 국무위원이였으며, 일제(日帝)의 패망을 예견하고 1945년 8월 9일 중국중앙방송을 통하여 중경임시정부를 대표하여 국내동포에게 日帝가 패망할시 질서유지와 연합군에 대한 편의제공 및 임시정부의 환국대비등에 관하여 그의 소신을 밝힌바 있다.
8.15해방을 맞자 國內外同胞들은 모두가 감격과 환희에 차서 거리로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부르면서 희망이 부풀러 있었다. 그러나 경술국치이후 忠君愛國을 혈서로서 자신과 社會에 서약한 이래 인류의 해방과 조선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하여 타협없이 투쟁해온 단주 柳林의 시각은 달랐다. 그것은 日帝의 패망을 우리힘으로 이루지 못하고 연합군의 힘으로 이루어졌고, 우리임시정부가 연합국의 승인을 얻지못하여 연합군의 일원이 되지 못하였음은 물론이고, 교전단체의 승인도 받지 못한지라 귀국후에 있을 신국가건설에 대한 자주권의 제한이 예견되었기 때문이다. 일제의 조선강점을 청산하고 무장해제와 전후처리를 위하여 필연적으로 닥처올 미소양군의 주돈은 우리의 독립국가건설에 가장 큰 걸림돌로 판단한 것이 단주의 시각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은 단주로 하여금 8.15해방은 방향을 달리하는 새로운 독립투쟁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8.15 해방을 맞아 임시정부요인들은 오랜 망명생활을 忍苦한 끝에 해방을 맞은 기념으로 신익희의 원에 의하여 임정동지현명기념록에 각자가 휘호(揮毫)를 쓴바 있다. (단주 유림자료집,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발간 사진참조)
이 휘호를 보면 모두가 승자의 위치에서 기쁨과 희망에 넘친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새국가건설에 대한 험난함이 표시된 내용은 별로 없다. 그러나 단주의 揮毫는 특이하다. 이때 단주가 쓴 휘호는 作之不休이다.
이는 해방을 맞은 단주의 결심을 표현한 것이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를 거부하는 아나키즘을 정치철학으로하고 인류의 해방과 조선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하여 타협없이 투쟁해온 그는 앞으로는 변함없이 그 길을 그대로 지속하겠다는 그의 의지의 표현이라 해석된다. 그리고 조선에는 조선민족의 희망과는 달리 외세에 의한 38선이 책정되고 전후처리를 위하여 남에는 미군이 북에는 소련군이 주둔하여 각각 軍政이 실시되었고, 美軍政 당국은 우리의 망명임시정부를 정부로 인정하지 아니하여, 임시정부는 정부로서의 귀국을 하지 못하고 개인자격으로 귀국토록 조치하였다. 이것은 단주의 우려와 너무도 일치하는 현상이다. 단주는 1945년 12월 2일 제2진으로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파란만장했던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그런데 귀국전야에 또 하나의 휘호를 썼다. 그 휘호는 群策群力, 自立自强이다. (단주유림자료집,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편 사진 참조.)
이 휘호는 그가 귀국하여 장차 건설할 새 국가의 건설계획과 투쟁의 목표설정이며 이상의 표시이다. 이는 처음 서두에서 밝힌바와 같이 인간이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이 평등하게 보장되는 전제조건으로 일부소수의 지배층이 권력을 독점하여 인간을 억압하고 강폭한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체재가 아니고 절대다수의 민초인 농민과 노동자, 그리고 일반근로 대중이 주축이 되어 건국에 참여하여 그들의 뜻과 힘에 의하여 그들 자신이 자신을 다스리는 노동민주국가의 건설이라는 단주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된다. 그리고 단주는 귀국직후인 1945년 12월 5일 조선일보 기자와의 회견에서 그의 소신을 밝혔다.
이때 단주는 아나키스트로서 금후 이땅에 전개될 허다한 난관과 험로를 예견하고 아나키즘에 대한 그의 신념과 해석 및 임시정부에 참가하게 된 경위와 금후의 진로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밝힌바 있고, 이때 밝힌 그의 소신에 따라 험란한 그의 정치일정은 시작된다. 이에 기자에게 밝힌 내용 중에는 그가 임시정부에 참가하게된 경위를 이렇게 설명하였다. “내가 정치운동에 참가하게 된 것은 불과 5년밖에 안된다. 나의 이상은 강제권력을 배격하고 전민족 나아가서는 전 인류가 최대한의 민주주의하에서 다같이 노동하고 다같이 자유롭게 사상하는 세계를 창조하는데 있다. 중일전쟁이 일어난 당시 나는 일본제국주의는 반드시 패망하고 조선은 해방되리라는 것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의 자주독립이 언재 달성될 것인지 단정할 수 없었다. 허다한 난관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이 이 한고비의 난관만 돌파하면 반드시 독립하리라는 것이 환하게 내다보였다. 이 독립을 달성하고 이 땅에 아름다운 낙원을 창조하려면 우선 민족을 대표할만한 어떤 근거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 근거를 나는 망명한 임시정부라고 보고 거기에 합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각자는 독립이란 산을 넘은후에 각자의 주의를 위해서 매진하는 것이다. 임시정부란 요컨대 그러한 독립운동의 구심점이요 근거란 말이다.” 라고 밝혔으며, 임시정부는 연립정부인데 차후의 운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나의 원리만을 어디까지라도 관철할 결심이다” 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1945. 12. 5)
단주는 망명임시정부에서 8?15해방을 맞고 귀국하기 까지의 약 100여일간에 걸처 그가 귀국후 전개할 새국가 건설과 투쟁방안등 모든 문제의 구상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구상이 바로 앞에서 설명한 소신의 피력인 것이다. 그런데 1929년 11월 10～11 조선무정부주의자 총연맹을 직접 창립하고(하기락저 탈환 앞의책 89～102p)
이 조직을 발판으로하여 망명생활 내내 할동하였던 아나키스트 유림이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국무위원이 되어 귀국한데 대해 세간의 관심은 매우 흥미롭고 구구하다. 필자는 이 점에 대해서 단주의 임시정부 참여에 대한 동기와 활동과정등을 밝히는 것이 단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여기에 소개한다. 단주는 일류의 해방과 이상사회의 건설이라는 아나키즘 본래의 운동에 앞서 일제의 조선강점으로부터 조선을 해방시키고 독립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 판단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해외 각 혁명단체의 재편성과 그 힘을 한곳으로 집결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주유림 자료집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앞의책 204p)
이와 같은 판단을 굳힌 단주는 남북만주 각지와 북경, 천진등지에서 한중 항일연합군의 조직에도 진력하였다. (단주유림 자료집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앞의 204p)
이것은 해외에 있는 우리 혁명세력의 통합과도 연계된다. 또한 단주는 중국 공산당의 본거지인 연안을 방문하여 모택동, 주은래등과 많은 의견을 나누었고 특히 주은래는 당시 중국의 사정과 조선의 사정에 대해 깊은 관심과 혜안이 겸비된 혁명가로서 단주와 교류하면서 이념과 민족을 초월하여 깊은 인간관계가 맺어져서 서신교류도 많았다. 이 서신들은 단주의 귀국후 독립노농당에 보관되고 있었으나 6.25 전쟁시 보관부주의로 많은 자료와 함께 물에 젖어 회손되었다. (강재환, 조국선외 현재도 증인 다수 있음.)
단주는 아나키즘 본래의 운동을 잠시 뒤로하고 일제의 조선강점으로부터 조선을 해방시켜 조선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해외 각 혁명단체의 총집결을 호소하고 노력한 시점 이후를 정치운동이라 구별한 것 같다. (1945. 12. 5. 조선일보)
단주는 1942년 우리 임시정부가 있는 중경으로 갔다. 거기에서 단주는 본격적으로 해외 각 혁명세력의 임시정부를 중심으로한 대통합운동을 전개하면서 一個民族, 一個政府, 一個理念, 一個集團과 黨派는 合同聯異하고 政府는 共戴均擔이라는 原則을 제시하고 (단주는 이원칙 제시를 수차 당원들에게 이야기 한바 있고, 4.19 이후 혁신계 5당통합 운동의 대표들이 단주를 방문했을시, 지금의 통합원칙도 이에 준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 원칙을 해외 각 혁명세력에게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그 힘을 총집결 하자고 호소했다. 당시 각 혁명세력들도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의 확대로 일제의 패망을 거의 예견한지라 각 집단 자체에서도 모든 세력의 대통합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집단간의 이해관계와 인간적 갈등으로 대일 군사적 결합이외에는 아무것도 실현되지 못한 상태였고 임시정부도 이들 각 세력의 수용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 1940년 8월 우리 임시정부가 중경으로가서 자리를 잡을 당시 의정원의 법정 정족수가 57인인데 당시 재적의원수는 27인으로 법정재적수의 반에도 미달되었다. (독립운동사 4-963p)
따라서 단주는 해외 각 혁명세력의 대통합운동의 첫번째 과제를 임시정부를 통합의 모체로 확대강화 하는데 목적을 두고 그 작업에 착수하고 임시의정원의 의원보선을 요구하였다. 이에 임시정부에서는 1942년 10월에 23인의 의원을 보선하였고, (국사편찬위원회 1978, 일제하 한국 36년사 318-608. 독립운동4. 963p 1942. 12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원무보고) 이중에는 두사람의 아나키스트가 포함되어있다. 즉 유림과 유자명이다. 유림은 조선무정부주의자총연맹을 대표하였고, 유자명은 조선혁명자연맹을 대표하였다.
단주는 임시정부가 각 혁명세력의 통합모체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것이 헌장(헌법)과 건국강령이라 보고 이의 개정작업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제34차 의정원 회의에서 조소앙, 조완구, 박건웅, 김상덕, 차이석, 안훈, 신영삼 등과 함께 헌장수개 기초위원으로 선임되어 헌장수개 작업에 착수하였다. (독립운동사4. 996p)
그리고 1943년 10월 제35차 의회에서 단주는 박건재, 조시원등 17인의 의원과 더불어 전문 7장 62조로된 대한민국임시헌장 개정안을 제출했다. (독립운동사4. 997p)
이 개정안은 1944년 제36차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또한 단주는 안훈, 박건웅, 유진동, 강홍주, 김재호등과 건국강령 수개에 관하여 수개위원 5명을 본기회의에서 선출하여 차기회의에 수개초안을 제출케 하자는 개정안을 제출하였다. (임시의정원 회의록 1949. 593p)
제 36차 의회에서 헌장개정안이 통과되고 이 36차 의회는 종내 6인이상 10인 이내로 제한하든 국무원의 수도 8인이상 14인 이내로 늘리기로 의결되었다. (김재명 정경문화 1986. 1월호 386-407p. 단주유림자료집 1,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편 206p)
이에따라 유림, 김성숙, 김원봉, 성주식 김붕준등이 새로 임시정부 국무위원에 올랐다. 이로서 한국독립당 일색이나 다름없던 임시정부 국무위원회는 문자 그대로 통일전선을 형성하였다. 이에 참여한 당파는 한국독립당, 조선민족혁명당, 조선민족혁명자통일동맹, 해방동맹, 조선무정부주의자총연맹등 5개정파이다. 이로서 임시정부에서도「민족의 각 혁명정당과 사회주의 각당이 연합한 전민족통일전선」에 의하여 수립된 정부라고 선언했다.
(김재명 정경문화 1986. 1월호 386-407p, 하기탁 탈환 192p)
여기서 단주는 한국독립당, 조선민족혁명당, 조선민족해방동맹과 협의하여 4개정파 연합선언을 하였고 이 4개정파는 모두 주석단으로 구성되었다. (48p 자료집 본(한국독립운동 일제 319p))
또 1944년 4월 24일 한국 각 혁명당의 제36차 의회 결의 지지선언을 하였다.
(단주유림자료집.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앞의책 57～58p)
선언문
< 韓國 各 革命黨의 제36차 의회지지 선언 >
친애하는 동지 동포 여러분. 최근에 개막된 우리 한민족 독립운동 최고 권력기관 임시의정원 제36차 임시의회는 각당파 인사가 합의 단결한 가운데 임시약헌을 수정하고, 정부주석 및 국무위원을 선출하고 원만히 폐회했다.
이번 임시의회에서 수정한 임시헌장은 우리 건국이상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현재 의 독립운동이 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고귀한 혁명적 문헌이다. 동시에 이번의 정부 인선은 국내외의 명망있는 혁명원로와 각혁명당의 권위있는 대표자들로 이루어 졌다. 이번 회의의 개헉과 인선은 위대한 성공이다. 이는 우리 민족 독립운동의 전도를 위해 축하할 만한 일이다.
여기에서 우리 4개 당은 충심으로 대회의 성공을 경축하는 동시에 우리의 공동의견을 정중히 선포하고저 한다.
첫째, 우리 4개 당은 이번에 수정한 임시헌장을 전민족이 지켜야 할 최고 준칙임을 확인하고, 솔선하여 준수할 것이다.
둘째, 우리 4개 당은 신임 정부주석 김구 선생이 현재 국무위원을 대표하는 민족의 최고 지도자임을 확인하며, 솔선하여 성심껏 지지할 것이다.
셋째, 우리 4개 당은 임시정부의 기치 아래 전민족을 동원, 단결하여 일본제국주의 자들과의 최후의 결전을 전개할 것이다.
넷째, 우리 4개 당은 중.미.영.소 동맹국 및 전세계의 모든 정의로운 인민들의 동조와 원조를 얻기 위해, 그리고 최단시일 내에 임시정부의 국제적 승인과 국제원조 를 얻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동지, 동포 여러분. 우리는 금후 민족의 총단결과 독립. 자유 쟁취를 공동 목표로 하고, 공동책이 원칙하에 긴밀하게 합작해 갈 것임을 확신한다. 우리는 과거의 부질없는 마찰을 해소하고, 우리의 운동 앞에 놓인 일체의 장애와 혼란을 극복하여 임시정부의 장족의 발전을 이룩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우리 민족의 최후 승리가 임박했음을 확신한다.
친애하는 동포여러분. 모두 일어나서 최대의 자신과 결심으로 자유, 독립, 행복의 새 한국 건설을 위해 다 같이 분투하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26년(1944년) 4월 24일
한국독립당
한국민족혁명당
조선민족해방동맹
조선무정부주의자총연맹
이어서 5월 10일에는 위 4개정파와 한국애국부인회 및 한국청년회를 추가하여 6개 당파연합 선언을 하였다.(단주유림자료집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앞의책 49～50p)
이상과 같이 임시정부헌장이 개정되고 4개정파 및 6개정파연합선언이 실시되고 제36차 의회결의 지지선언이 1944년 4월 24일에 채택 됨으로서 해외 각 혁명세력들의 분산된 힘을 한곳으로 집결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는 1942년 단주가 임시정부에 참여하기 위하여 중경에 와서 제시하였던 일개민족, 일개정부, 일개이념, 일개 집단 당파는 합동연이하고 정부는 共戴均擔의 완성이라 볼수 있다.
이상의 소개로서 단주가 해외혁명세력의 통합을 위하여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벌렸든 역할을 이해하므로써 단주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줄 안다.
Ⅱ. 단주 유림의 귀국과 아나키즘운동의 흐름
1. 작고동지추도회
8.15해방과 더불어 국내 아나키스들은 외국에서 투쟁하던 동지 및 출 옥동지들과 합류하여 1945년 9월 27일 자유사회건설자연맹 이라는 아나키스트 조직이 구성되여 이미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망명임시정부의 국무위원인 단주유림(旦洲柳林)의 귀국은 아나키스트 사회에 새로운 활기와 구상을 일으키게 하였다. 또한 단주역시 이미 귀국후에 전개할 모든 구상을 완료하고 조국땅에 돌아왔다.
그의 귀국을 계기로 전 아나키스트 진영은 이심전심으로 서울에 집결하게 되었고 이들은 과거의 각 그룹별 투쟁을 초월하여 새로운 교류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때 단주는 이미 구상하고 있었던 첫번째 작업으로 전 아나키스트 진영의 단결과 투쟁의지의 재현을 위하여 항일독립운동 기간에 함께 싸우다가 유명을 달리한 옛 동지들의 원혼(怨魂)을 달래고 전 아나키스트의 의지를 총집결하여 외세를 물리치고, 새로운 국가건설의 주역을 아나키스트가 담당하기 위하여 1945년 12월 22일 作故同知追悼會를 개최하고 다음과 같은 추도문을 발표하면서 그의 의지를 굳혔다.
< 추도문 (요지) >
민족해방의 제단에 목숨바친 순국하신 선열동지들을 추모하면서 太古寺 법당에 지금 흑기 아래에서 함께 싸우던 옛 전우들이 모였습니다. 임시정부 김구주석, 이시영(이회영의 동생,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선생, 기타 여러분의 내빈도 자리를 같이하고 계십니다.
일제 침략의 마수가 만주를 휩쓸고 중국대륙으로 뻗쳐 나갈 때 독립운동의 무너진 보루를 다시 구축하고자 노령으로 적진 깊숙이 진입하여 민주전선을 재정비하시려다가 1932년 11월 17일 대련 수상서에서 불귀의 객이되신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의 기수 이회영 동지의 영령이시여!
동방무정부주의자연맹의 조직자로서 국제 위채사건으로 10년형 복역중 1936년 2월 21일 여순감옥에서 돌아가신 신체호 동지의 영령이시여!
일황에 대한 소위 <대송事件>으로 사형이 선고되었다가 무기로 감형되어 방목감옥에서 복역중 1928년 7월 22일 돌연 의문의 변사체로 천추에 한을 남기고 가신 박문자 동지의 연령이시여!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의 동맹체 재만한족총연합회 위원장으로서 백만교포의 자활자치운동을 지도하시던 중 1930년 1월 20일 북만주 山市에서 적이 아닌 동족의 흉탄에 쓰러지신 민족의 영웅 김좌진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의 위원장, 재만한족총연합회 조직선전겸 농무위원장 등의중책을 지고, 독립운동에 정열을 쏟으시던 중 1931년 7월 11일 북만주 海林에서 적색분자에게 살해되신 젊은 무사 김종진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원 재만한족총연합회 간부로서 독립운동에 몸바쳐 일하시던 중 1931년 7월 31일 북만주 石頭河子에서 적색분자의 총탄에 쓰러지신 젊은 투자 李俊根 동지의 영령이시여!
김야운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원, 재만한족총연회 간부로서 독립운동에 몸바쳐 일하시다가 돌아가신 김야봉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만한족총연합회 위원장으로서 북만주에서 전사하신 우리의 전우 정일우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만한족총연합회 간부로서 북만주에서 전사하신 우리의 전우 최동만 동지의 영령시이여!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원 재만한족총연합회 간부이며 남화한인청년연맹원으로서 왜적과 싸우시다가 상해에서 체포당해 1936년 4월 서대문 감옥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한을 천추에 남기신 젊은 투사 엄형순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원 남화한인청년연맹원으로서 왜적과 교전 끝에 중과부적으로 잡혀서 1937년 7월 평양감옥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천추에 한을 남기고 가신 젊은 사자 오연식 동지의 영령이시여!
북경민국대학 흑기연맹원으로 독립운동에 몸바쳐 일하시다가 1929년 길림에서 적색분자에게 살해되신 젊은 논객 심용해 동지의 영령이시여!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원 남화한인청년연맹원으로서 적의 특사 유길명을 처단하고자 폭탄을 안고 적의 진지에 뛰어들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붙잡혀 무기형 복역중 1936년 5월 20일 장기 감옥에서 순국하신 백정기 동지의 영령이시여!
진우연맹사건에 연좌하시어 일본에서 본국으로 잡혀와 5년형 복역중 1937년 7월 29일 대구 감옥에서 돌아기신 김정근 동지의 영령이시여!
박열사건에 연좌하셨다가 다시 진우연맹사건으로 전우 7년간 복역중 병을 얻어 출옥 후 돌악가신 서동성 동지의 영령이시여!
흑기사건으로 1933년 공주감옥에서 돌아가신 성보호 동지의 영령이시여!
흑우연맹원으로서 직지 일본경시청에서 고문으로 돌아가신 오치섭 동지의 영령이시여!
조선공산무정부주의자연맹원으로서 서대문 감옥에서 4년복역중 병을 얻어 출옥후 돌아가신 김정희 동지의 영령이시여!
조선공산무정부주의자연맹원으로서 서대문 감옥에서 병을 얻어 출옥후 돌아가신 안봉련 동지의 영령이시여!
관서흑우회원으로서 일하시다가 돌아가신 투사 곽정모 동지의 영령이시여!
흑기연맹원으로서 서대문 감옥에서 병을 얻어 출옥 후 1928년 6월 1일 돌아가신 이부원 동지의 영령이시여!
박열 사건에 연좌하시고 다시 흑기연맹원으로 서대문 감옥에서 병을 얻어 출옥 후 1928년 5월 28일 돌아가신 홍진속 동지의 영령이시여!
흑기연맹원으로서 서대문 감옥에서 병을 얻어 출옥 후 1932년 10월 5일 돌아가신 이병희 동지의 영령이시여!
흑기연맹원으로서 서대문 감옥에서 병을 얻어 출옥 후 돌아가신 이창식 동지의 영령이시여
흑기연맹원으로 서대문 감옥에서 병을 얻어 출옥 후 돌아가신 곽윤모 동지의 영령이시여!!
문예운동사사건으로 서대문 감옥에서 득병하시고 출옥 후 돌아가신 김학원 동지의 영령이시여!
원산청년회원 보능아연맹원으로 흑색문단활동을 하시면서 만주땅을 방랑하시다가 불귀의 객이 되신 이향 동지의 영령이시여!
마산아나키스트즘 연구회원으로서 일하시다가 돌아가신 김지영, 김지 형제분의 영령이시여!
흑우연맹의 동흥노조의 기수로서 혁명운동에 투신하셨다가 적지 동경에서 돌아가신 최낙중 동지의 영령이시여!
건달회 폭력혁명사건으로 일제의 심장부를 무찌르려다가 경시청에서 고문을 받으시고 돌아가신 젊은 사자 이종문 동지의 영령이시여!
동방무정부주의자연맹원으로 국제적 운동의 거짐 역할을 하시다가 홍콩에서 돌아가신 정해리 동지의 영령이시여!
남화한인 청년연맹원 한국청년 전지공작대장으로서 침략군의 후방을 교란시키며 중국천지에 용맹을 떨치다가 아깝게 전지에서 돌아가신 나월환 동지의 영령이시여!
정화암, 이을규 등과 뜻을 같이하여 상해로 망명하시고 독립운동에 몸바쳐 일하시다가 잡혀와 공주감옥에서 돌아가신 진수인 동지의 영령이시여!
유자명과 생사 영욕을 같이하시어 의열단원으로서 국내에 잠입 일제식민지착취의 아성인 동척과 식은을 습격전사하신 낙석수 동지의 영령이시여!
대판(大阪) 조선인민 무정부주의자연맹원으로서 일경에게 잡혀간 후 소식이 묘연하신 여류투사 최선명 동지의 영령이시여!
관서흑우회원 한주청년회원 한주자유노조원으로서 평남 경찰부에 잡혀가 고문을 받고 돌아가신 전창보 동지의 영령이시여!
이 밖에도 여기서 그 이름이 일일이 열거되지 않은 많은 동지들의 영령이시여!
앞서 가신 동지들이시여, 지금은 호국 호족의 영령으로서 조국의 운명을 지켜 보고 계실 선열 동지들이시여!
지난 4반세기 동안 우리 무정부주의자들이 국내 혹은 해외에서 피흘리며 싸운 당면한 제일차적 투쟁목표는 일제의 식민지 통치로부터 조국을 해방시켜 민족의 자주권을 회복하는 데 있었습니다. 이 과업은 비단 민족의 해방에만 그치지 않고 인간 각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인류적 투쟁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일체의 타협을 물리치고 대항하는 싸움을 극한적으로 전개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목숨을 홍모(鴻毛)처럼 가벼히 여기며 앞을 다투어 사지(死地)에 뛰어들이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적의 단두대 앞에서 태연자약하게 조선독립만세! 무정부주의만세!를 외칠 수 있었으며, 혹은 또 적의 철창에 묶어 청춘을 썩히면서 조국해방의 일념으로 울분을 달랠 수도 있었습니다. 일제는 진정 우리에게 불구대천의 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적에 항거하여 기꺼이 민족해방전선에 참가하는 모든 사상계열의 혁명세력은 모두 적의 앞잡이가 되어 제 한몸의 영화와 안락을 누리고자 하는 자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외세에 등을 기대고 민족의 자주성을 망각하는 무리는 그 누구임을 막론하고 우리의 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의 싸움은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선열동지 제위의 영령이시여! 기뻐하소서. 우리들의 원수 일제는 마침내 패망하고 이 땅에서 물러갔습니다. 목숨바쳐 싸우신 동지들의 보람 헛되지 않아 이제 조국의 광복은 약속되었습니다.
동지들의 영위(靈位)앞에 삼가 고합니다. 1943년 12월 카이로회담에서 미,영,중 3국수둘이 「한국민이 겪고 있는 노예적 상황을 주목하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그들의 자유와 독립을 그들에게 되돌아가게 할 것을 확약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우리들의 항일투쟁을 고무했으며, 이어서 1945년 7월 전후질서를 논의한 포츠담회담에서 다시 이 원칙이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라 소련도 1945년 8월 대일선전포고에서 이 원칙을 지킬 것을 천명했습니다. 동지들의 거룩하신 희생이 없었던들, 어찌 인류의 양심과 정외감이 우리의 처지를 이처럼 확실히 헤아릴 수 있었을 것이며, 또한 무엇으로써 우리가 그들에게 그와 같은 결단을 기대할 수 있었겠습니다. 기뻐하소서 동지들의 영령이시여!
1945년 8월 15일 일황은 드디어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민족의 반세간에 걸친 비극의 막은 내리어지고 우리들의 제1차적 투쟁목표가 마침내 달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경향 각지의 철창에 묶여 있던 동지들이 속속 풀려나왔습니다.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삼천리 강산에 메아리치는 저 해방의 함성을, 이 기쁨을, 지금 동지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고 서러울 뿐입니다.
선열동지 제위의 영령들이시여! 지금 우리는 일제의 속박으로부터 풀려난 해방의 기쁨을 안고 있습니다. 해방은 또한 부푼 희망과 많은 가능성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 속에는 가시도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통일된 민족의 역량에 의한 자주적 독립의 길에는 허다한 난관이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 예견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슴아픈 사실은 뜻하지 않았던 북위 38도선이 국토를 양단하고, 민족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 민족 자신의 손으로 원수를 이 땅에서 몰아내지 못한 탓으로 우리가 겪어야 할 시련인가 합니다. 자유란 남이 가져다 주는 선물이 아니라 스스로 싸워서 얻어내야 할 과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합니다.
일제가 물러간 뒤를 이어 미,소 양군정이 남과 북에 실시되어었습니다. 그들은 제각기의 영향력 내지 세력권을 이 땅에 부식하려는 각축을 시작했습니다. 이리하여 전후 국제세력간의 양극적 냉전이 여기에 연출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세에 의존하고 편승하여 집권을 노리고 광분하는 반민족적 비민주적 세력들이 민족의 내부에 급속히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는 흡사 반세기전 구한말의 정치정세를 방불케 하는 것입니다. 만일 사태가 이대로 진전되는 날이면, 이 강토에 장차 어떤 비극이 다시 연출될 것인지 실로 예측을 불허합니다. 민족의 구심적 의지를 우선 외국 주둔군의 철수와 군정의 철폐로 집중해야 하겠거늘 오히려 그들의 등뒤에 업혀서 자기세력의 확대에 여념이 없음으로 해서 좌우 양세력의 대립이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극복하고 넘어가야 할 난관은 밖에 있다기 보다 오히려 우리민족의 내부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통일된 민족의 자주적 독립이란 하나의 공통된 목표 아래 각자의 주의나 주장을 초월하여 우리가 굳세게 뭉쳐있다면, 우리 주변의 국제적 정세가 어떻게 변동하건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데에 우리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선열 동지 제위의 영령들이시여! 우리는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하여 나가야 하겠습니까. 그리하여 동지들이 흘리신 고귀한 피를 헛되게 하지 않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우선 하루바삐 통일된 민족의 대표기관이 구성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남북의 군정으로부터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관은 어디까지나 민주적 자주적 평화적 방식에 따라 구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직 이 과업을 이 원칙에 따라 수행하는 것만이 우리 아나키스트의 이념을 살리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이 과업의 수행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가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영령들이시여! 굽어살피소서. 우리들에게 슬기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소서. 그리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동지들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꺾이거나 굽히는 일이 없이 힘찬 발걸음으로 나아가게 하시옵소서.
부디 편히 쉬시옵소서. 삼가 명복을 비나이다. 영령들이시여!
1945년 12월 22일
조선무정부주의총연맹원일동 삼가 곡함.
위 작고동지추도회를 가짐으로서 전 아나키스트 진영은 외세의 배격과 새국가 건설에 대하여 능동적 주역이 될 것을 다짐하게 되었고 이 다짐은 전 아나키스트사회의 공감대가 되었다.
(하기락저 탈환 앞의책 206～207p)
2. 경남북 아나키스트대회
1945년 12월 22일 작고동지합동추도회에서 아나키스트들은 거의 일치된 행동방향을 설정하였으나 바로 닷새후인 12월 27일 모스크바 삼상회의 결정이 발표되었다. 이는 해방을 맞이한 우리민족에게 주는 충격과 분노는 극에 달한 사건이다. 그 내용은 조선에는 미 소 영 중 4개국의 신탁통치위원회가 설치되고 그 위원회는 5년후에 조선이 독립할 수 있다는 관측아래 5년이라는 년한을 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조선천지는 좌익계나 우익계 할것 없이 온통 반탁의 물결로 들끓었다. 그러나 공산당이 주도하는 좌익계열은 곧바로 반탁에서 찬탁으로 방향을 바꿈으로서 민족은 둘로 갈라져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1946년 2월로 접어들면서 반탁과 찬탁의 세확장과 주도권의 쟁취를 위하여 반탁진영에서는 2월 1일 비상국민회의를 조직하였고 찬탁진영에서는 2월15일 민주주의 민족전선의 결성대회를 열어 이에 맞섰다.
이에 아나키스트들도 사태를 구경만 할 수는 없고 스스로의 태도를 밝혀야할 시점이 되었다. 그리하여 1946년 2월 21～22 부산시내 금강사에서 경남 아나키스트대회가 소집되었다. 이 대회의 참석자는 경남에 거주하는 아나키스트는 거의가 다 참석하였고, 서울과 대구에서도 많은 동지들이 참석하였다. 이 대회를 처음에는 경남아나키스트대회라 칭하였으나 경북의 방한상 동지가 경북에서도 다수의 동지가 참석하였으니 경남북아나키스트대회라고 개칭하자고 제의하자 전원일치로 대회의 명칭을 경남북아나키스트대회라 개칭하였다. 대회는 다음 4개항의 토의안건을 상정하고 신중이 토의한후 결의사항을 대회성명서로 채택했다.
토의안건은
1) 국가수립에 대한 우리의 태도,
2) 비상국민회의와 민주주의 민족전선에 대한 우리의 태도,
3) 남조선민주의원에 대한 우리의 태도,
4) 우리진영의 조직문제 였으며
대회성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원칙에 의거하여 과도정권이 수립될 것을 요구한다.
1) 정부수립은 일체의 외세의존을 배제하고 자율적이고 자주적인 방법으 로 수행되어야 한다.
2) 정부는 통일된 민족의 기반위에 세워져야 한다.
3) 정부수립은 지방자치의 확립과 불가분하게 병행 되어야 한다.
4) 모든 생산수단은 생산에 종사하는 근로인민에 의하여 관리되고 운영 되어야 하다.
라고 하였으며 또 대회는 현재 정부수립을 지향하는 두개의 집단 즉 비상국민회의와 민주주의 민족전선은 이들의 원칙에 비추어볼때 비자율적이고 비통일적이며 비민주적이라고 단정하지 않을수 없다. 정치가들은 이미 그들의 무능을 완전히 드러내고 만 것이다. 이제 남은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조선아나키스들은 동포국민 대중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각 시?읍?면은 자발적으로 자치제를 구성하고 그들의 대표자로 하여금 국민대표자회의를 구성할 권리를 행사하자. 그리하여 이 기관으로 하여금 과도정부를 구성 또는 선택할 권리를 확보하자. 이 원치과 이 방법에 의하여 수립되는 과도정부만이 자주적 민주적 통일적 정부로서 우리가 받아 들일수 있는 정부이다. 우리 국민은 일치단결하여 이길로 매진하자. (하기락저 탈환 앞의책 222p 자유연합 제1호) 라고 성명했다.
3. 전국아나키스트대회
전국 아나키스트대회는 경남북아나키스트 대회가 있은지 두달뒤인 1946년 4월 20～23일 경남안의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회의 소집목적과 토의될 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수 있다. 그 첫째가 정부수립에 대한 아나키 스트의 태도와 원칙 문제이고 그 두번째가 아나키스트 진영의 전열 정비에 관한 문제이다. 대회는 위 두가지 문제를 가지고 3일간에 걸쳐 진지하게 토의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대회는 해방된 이 땅에 설립될 정부는 자주적 민주적 통일적 정부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이같은 정부를 세우는데 아나키스트진영은 어떻게 조직을 가다듬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우리의 태도와 원칙을 결의하였다.
우리는 해방된 조국에 자주적 민주적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하여 우리의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이 역사적 과업을 모든 국민과 함께 성취하고저 한다. 우리는 조국의 완전한 해방을 성취하기 위하여 뜻을 같이하는 모든단체 및 개인과 격의없이 협력할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우리가 세우는 정부는 자주적 민주적 통일적 이어야 한다. 자주적이 아닌 정부를 우리는 거부할 것이다. 타인이 세워주는 정부 그러한 정부를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남들이 우리를 이해하고 협력해주면 고마울 뿐이다. 미?소 공동위원회 역시 그래야 하다. 우리가 자율적 자주적으로 정부를 세울때 그들이 곁에서 조언해주고 협조해주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주인격이 되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지시하거나 명령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 우리정부를 세우고나서 그들은 조용히 물러가면 되는 것이다. (탈환제1호 하기락저 탈환 앞의책 229～230p)
라고 결의하였다. 다음으로 우리의 원칙에 대해서는
1. 인간의 자유,
2. 평화의 옹호,
3. 생산자에 의한 생산수단의 소유등
3대원칙을 결정하고, 다음으로는 이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의토의 내용이다. 위와 같은 정부를 세우는데 아나키스트 진영은 어떻게 전열을 정비할 것인가에 대한 토의였다. 일제가 패망하고 물러나면 곧바로 조선은 자주독립이 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조선의 실정에 맞지 않는 미군정의 실책으로 인하여 사회 각 방면의 혼란상은 날이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전원일치로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렸다.「우리는 노동자 농민의 조직된 힘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필요를 인정한다. 정당에 참여하는 일은 연맹원 각자의 자유의사에 맡긴다.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동지들은 사상운동으로서 정당활동에 협력한다. 앞으로 조직될 정당은 본 대회가 설정한 기본원칙에 따라야 한다」 (하기락저 탈환 234p)
이상과 같이 3일간에 걸친 전국 아나키스트대회의 결산은 아나키스트 정당을 창당하자는 결정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결정이고 그 외의 결정은 부산에서 개최된 경남북아나키스트 대회의 재결의를 모두 재확인한 것이다.
Ⅲ. 독립노농당의 창당
경남 안의에서 개최된 전국 아나키스트대회의 결의를 도출한 단주는 곧바로 독립노농당 창당작업을 착수하였다. 우선 일제의 조선강점기 동안에 조선의 해방과 인류의 해방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투쟁하여왔던 아나키스트 각 그룹들의 지도급 인사들과 접촉하여 창당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불과 10여일 만인 1946년 5월 5일 아래와 같은 취지문을 발표하면서 창당을 발기하고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동 위원회는 창립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여 동년 7월 7일 서울시 필동에 소재한 역경원에서 유림을 위원장으로 선출한 결당대회를 갖고 다음과 같은 당략 당책을 심의 통과시켰다.
발기취지 당의 당강 결당선언
(1) 發起 趣旨書
우리의 민족대업은 또 다시 다른 한 계단으로 전입하려 하며, 밖으로 국가의 완전한 자주권이 회복되고, 안으로 삼천만의 자유와 행복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큰 희생적 분투가 요구되는 이 때에 한 정당과 지도자들에게 대한 신뢰만으로는 도저히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영농대상은 자신이 주무자가 되어, 장차 오는 신계단에 의거한 임무를 직접으로 부담하는 것이 소원을 성취하는 유일한 방도라고 믿고, 별기의 총령으로 독립노농당을 조직하려 한다.
사회의 근골이 되는 농민 노동자 제군! 국가의 동량이 될 청년제군! 의지와 역량을 총집결하야 우리의 국가를 우리의 손으로 건설하는 우리의 사회를 우리의 뜻으로 조직하자.
대한민국 28년 5월5일 → 독립노농당창립준비위원회
(2) 당의
한국민족은 단일한 혈맹과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스스로 개척한 강토에서 유구한 세월간에 평화로운 생활을 자주하면서 인류의 진보에 위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금일에는 전인류 공존 공영의 원칙에 의한 세계가정의 일원이 되었으므로 현단계에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의무는 밖으로 정치, 경제, 문화의 완전한 자유평등의 행복을 향유 할수 있는 사회를 조직함에 있다.
진보발전하는 역사의 노선을 답행 아니할 수 없는 현실과 피치못할 장래를 아울러 생각하며 별기의 강령으로 동지들이 단결하야 공동보관함이 부여된 임무를 수행함에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믿는다.
(3) 당강
－. 본당은 국가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하야 투쟁한다.
－. 본당은 농민 노동자 일반 근로대중의 최대복리를 위하여 투쟁한다.
－. 본당은 일체독제를 배격하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국내외 세력과 평등호조의
원칙에 의하여 합작한다.
(4) 결당선언
우리 민족은 미증유로 암울한 국면에 봉착하였다.
장구한 시일에 피와 눈물로써 찾으려던 국가의 자주독립이 극권 진영의 패망과 민주주의 도의에 의하야 지면의 약속만은 보았으나 실지에서 망매지갈의 효과도 얻기전에 또다시 모양 다른 파멸을 통감 아니할 수 없게 되었다. 남북강점과 탁치요설이 국민의 의구심을 한도없이 자극하는 한편에는, 무원칙한 지도와 비양심적 책동이 대중의 의식을 피는데로 현혹시켜 사회는 날로 더 혼란하고, 건국은 날로 더 한난하다. 이 상황이 연장될수록 우리 민족은 더욱 비참한 운명에로 직주할 뿐 아니라 일보의 차로서 세계평화가 한번 더 파괴를 거듭할 위험도 없음을 담보치 못할 것이다. 이렇게 위급존망의 기에 처한 우리 민족이 자아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고 인류가족의 부분적 임무를 수행하려면 역사발전의 도경에 가로놓인 세계대로와 국내 실상을 정확이 파악하여 전민족이 공동진출할 불변의 정로를 규정해야 할 것이다.
생각컨대 제2차 세계전쟁이 역사과정에서 생긴 강권주의 몰락과 민주사상 부흥의 필연 결과라면 누천만의 생명을 희생한 유일한 목적은 인간의 해방이다. 개인이나 집단을 물론하고 여하한 이유에서든지 타를 억압함은 천도인심이 용인못할 정의의 반역이다. 약육강식의 사설과 계급투쟁의 류론은 영원히 인류의 뇌근에서 청소되고 오직 상호의 친애와 부조만으로써 공존공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단계에서 단일한 혈통과 특수한 문화를 가진 우리 민족이 밖으로 완전한 자주독립의 국제적 주권을 쟁취하야, 전인류의 평화와 진보에 기여보비하고, 안에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평등으로 보장하는 조선의 실정에 적합한 사회제도를 수립함이 필연의 귀추며 정당한 요구다. 이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이요 삼천만이 일치단결하야 실천해야 할 유일한 노선이다. 이것을 저지 방해하려는 일체작위는 실패될 것이다.
국가의 존재가 인민의 복리를 전제로 하고, 인민의 복리는 인민자신이라야 최선으로 옹호함이 불문의 철측이어늘 건국사업이 이렇게 지리멸열하게 됨은 민중이 직접으로 건국공작을 부담 아니한 데서 원인이 발견된다. 특히 폭학한 외정의 유린 밑에서 가장 양심적으로, 또 가장 큰 희생으로 이 땅을 지키면서 모든 것을 시설해 놓은 우리 노농근로대중은 이 국토의 진정한 주인요, 신국가를 건설할 유일한 자격자다. 국민의 절대다수를 점한 우리들이 주력이 아니고는 국가의 건설이 전연 불가능하고 전열 무의미할 것이다.
양두를 걸고 구육을 파는「인민의 수호자?」와 주관에 도취되어 현실을 몰각하는「과학적 이론가?」는 이미 그 정체가 백일하에 폭로되어 그 우상적 신망을 더 유지할 수 없고, 점차 각성하는 우리 노농근로대중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조국사업을 타인에게 위탁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처리함이 가장 강력하고 가장 정당함을 알게되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 농민 노동자 일반근로대중은 굳게 뭉처 조국의 신건설을 하루바삐 우리 손으로 성취하고, 자신의 정당한 복리를 철저히 옹호하기 위하여 독립노농당을 결성한다.
단기 4279년 7월 7일
독립노농당 결성대회
(5) 당 약
1. 국민의 평등과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민주입헌정치를 실시한다.
2. 정치, 경제, 문화, 군사, 외교의 완전한 자주권을 확립한다.
3. 지방자치제와 직업자치제를 시행한다.
4. 중소 자산층을 주체로 한 부민주적 계획경제 체재를 시행한다.
5. 국내자본의 과도집중과 외래 자본의 침략적 점탈을 방지한다.
6. 산업을 조직화하야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국민생활의 평등한 향상을 도한다.
7. 농공을 병진하고 상호조화를 기한다.
8. 독점성 사업과 대규모 기업은 국영 는 공영으로 하고, 중소산업의 자유발전을 장려한다.
9. 토지는 경작자만이 소유권을 향유한다.
10. 신화폐제를 실시한다.
11. 국민의 개식, 개학, 개농, 개공제를 실시한다.
12. 국나는 모든 시첵에서 농민, 노동자, 일반근로대중의 자유 행복 발전을 옹호조장한다.
13. 봉건유풍과 권력주의 여습을 청소하고 과학적 평민 문화를 건설한다.
14. 평등호연의 외교를 농개하여 세계평화에 치력한다.
15. 지하자원을 적극개발한다.
16. 국토미화책을 적극 시행한다.
(6) 당 책
정치, 경제, 국방, 외교, 산업, 노동, 농업, 입업, 수업, 광업, 문화, 사회, 국토계획 등 13개부문 133조항으로 규정되여 있음.
결당대회통과독립노농당 선전부 인행
－ 정치
1) 헌번을 제정하되 좌의 조항을 구비함.
ㅇ인민의 자유를 보장하며 사회생활을 규정함으로써 기본정신을 삼음.
ㅇ20세 이상의 남녀는 평등으로 선거권이 있고, 25세 이상 남녀는 평등으로피선거권이 있음.
ㅇ인민은 신체, 주거, 신앙, 언론, 출판, 결사, 집회, 시행, 통신비밀, 태업, 시성 등의 자유, 불법 , 인격적 해를 받지 아니할 권리, 노동, 공역, 납세의 의무를 유함
2) 지역자치제와 직업자치제를 시행함.
3) 국회는 지역대표제와 직업대표로써 구성함.
4) 국회는 단원제로 함.
5) 선거인은 대표자 소환권을 보유함.
6) 선거사무는 공여으로 함.
7) 정부는 국회를 해산치 못함.
8) 의장은 독제권을 갖지 못함.
9) 중앙행정기구와 지방행정기구 및 각종자치단체의 권한을 규정하야 권력의 과도집중을 방지함.
10) 신행정구역을 제정하고 도제를 패지함.
11) 행정사무를 간소화하고, 공무원을 축멸함.
12) 공무원의 인민에 대한 위압적 능도를 엄금하고, 독직행위를 엄벌함.
－ 경제
1) 중소자본의 적극활용을 조장하는 국민 자결자족의 경제체제를 시행함.
2) 신화폐제를 시애하야 화폐의 민활한 유통과 적정한 분제를 도한다.
3) 대중생활을 안정하는 저물가 정책을 시행함.
4) 자본의 퇴장을 방지하고 산업건설에 적극 진출케 함.
5) 고도의 단투진세를 실시하고 빈곤자에게 면세함.
6) 금융업을 국영으로 은 공영으로 함.
7) 고리대체 관계는 파기함.
8) 전매제를 확충함.
9) 사유자본을 제한함.
10) 자주경제의 원칙에서 외자를 적당히 이용함.
－ 국방
1) 20세 이상 남너는 조국방위에 필요한 공역에 취하는 업무를 부함.
2) 국군의 군액은 최소한으로 정하야 국방정비에 당케하고 무용한 상비군을 설치지 아니함.
3) 지방자치단체와 직업자치단체에 자위군을 설치할 수 있음.
4) 국민에게 군사지식을 보급함.
5) 군인은 평등으로 참정권을 유함.
6) 군중의 편제와 직능을 평민적으로 규정하여 군벌의 발생과 군민수리를 방지함.
－ 외교
1) 평등상호의 원칙에 입각하야 자주적 친선외교를 적극전개함.
2) 노동대중의 국민외교를 적극전개함
3) 자국의 우량면을 적극으로 세계에 선전함.
4) 정부독선의 비밀외교를 절대금지함.
5) 약소국가와 적극협조함.
－ 산업
1) 국민생활의 풍족을 주안으로 한 산업체제를 수립함.
2) 주요한 교통기관, 통신기관, 중공업, 주요산업, 전력, 와사, 대생상기구, 외국무역 등 국가가 경영, 은 관리함
3) 경공업에 주력하여 노농대중의 생활개선을 급선무로 함.
4) 생산, 분배, 소비의 국가계획을 실시함.
5) 생활필수품의 생산분배는 국가가 통제함.
6) 중소산업의 발달에 필요한 자금은 국가가 보조함.
7) 산업의 지방분산책을 실시함.
8) 사영사업의 규모를 제한함.
9) 사치품 생산을 제한함.
10) 산업의 기술적 향상을 원함.
11) 일인, 민족반역자, 친일분자의 자산은 몰수하야 그 성질과 정도에 따라 공영, 사영으로함
12) 직업단체의 자치권을 확보함.
－ 노동
1) 국민단로제를 실시함.
2) 최고노동 시간과 최저자금제를 실시함.
3) 노동단체의 자치권을 보장함.
4)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를 제고함.
5) 노동자의 생활조건을 국가의 부담으로 개선함.
6) 실업수당제, 실업보험, 병원보험, 직업 보험, 정근자우대제, 정기휴가제, 노무정년제를 실시함.
7) 직업알선 기관을 확충함.
8) 작업장의 위생시설을 확충함.
9) 노무자 휴가기관을 정비함.
10) 노동대중의 문화시설을 확충함.
11) 소년, 임부, 산모, 부인의 노무를 제한하고 야간노동, 위험작업을 금지함.
12) 산업의 경영, 산업기관의 관리, 생산품의 분배에 대한 노동자의 참여권을 확보함.
13) 생활필수품에 대한 근육노동의 우선권을 확보함.
14) 근육노동자와 정신노동자의 고좌책을 수립함.
15) 노동의취미에 필요한 시설을 정비함.
－ 농업
1) 자력으로 경작아니하는 자의 토지는 자력으로 경작할 자에게 분배하고, 소유권을 향유케함.
2) 신토지법을 제정하여 토지의 겸병을 방지함.
3) 국가의 부담으로 신작업을 개선하고, 미개지의 개척과 계발지의 이용을 적극장려함.
4) 도시 과도집중의 패를 고정하고, 전원도시를 건설함.
5)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에대한 국가적 계획를 수립함.
6) 농공협동책을 실시함.
7) 수리사업은 국영, 은 공영으로 함.
8) 농업신용 기관을 설치하고 농자금은 무보로 대여함.
9) 비료, 농구, 이자는 국영 은 공영으로 하야 배급함.
10) 농사시음장을 개설하고 농사지직을 보급함.
11) 농촌문화기관과 농민 보험시설을 확충함.
12) 국가부담으로 농민의 생활조건으로 개선함.
13) 공작농작물의 비직저락에 대한 국가보조제를 실시함.
14) 농촌수경공업과 일반부업을 적극장려함.
15) 농민의 자치권을 확보함.
－ 임업
1) 산립은 국유로 하고, 국가 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함 (단, 제외)
2) 애림사상을 보급하고 국토 녹지책을 실시함.
3) 조림은 국영 은 공영으로 함.
4) 대규모의 제림업은 국영 공영으로 함.
5) 임산품 제고의 자금은 국가가 보조함
6) 산림지대 주민을 특별히 보호함.
－ 수산
1) 업장은 국유로 하고, 어민자치단체가 관리함.
2) 대규모의 수산업은 국영 은 공영으로 함.
3) 수산자금은 국가가 보조함.
4) 수산업은 현대화함.
5) 소양어무를 적극으로 장여함
6) 어촌문화를 적극으로 건설함.
7) 어민의 자치권을 보장함.
－ 광업
1) 광산은 원칙적으로 국유로 함.
2) 특종광업권 대규모의 광업은 국유로 한 외에 국가의 통제하에서 공사채굴을 적극 장여함.
3) 풍귀구와 명소 고도지대의 체굴을 금함.
4) 산금을 적극장여함.
－ 문화
1) 중요한 문화기관을 국영으로 함.
2) 신교육제를 실시하여 교육의 귀족적 유풍을 청소하고, 평드억 생활화에 주력함.
3) 소학과 중학의 의무교육제를 실시하고 교육경비는 국가가 부담함.
4) 석공기관을 확충함.
5) 기술교육을 확충함.
6) 외국유학을 장여하되 국가가 통제함.
7) 문맹퇴치하고, 성인교육을 추진함.
8) 천재, 저능, 불구자, 부녀자 등의 교육에 특수조치를 취함.
9) 교육기관의 적정분석을 기함.
10) 과학적 평민문화의 건설에 주력함.
11) 국민체질 향상에 주력함
12) 역사, 명소, 고도를 보존함.
13) 외국문화의 우량부분을 적극수입함.
14) 타국문화의 우랑부분을 적극 발양함.
15) 특허제를 실시하야 발명을 장려함.
16) 교육자 문화인 자치권을 확립함.
－ 사회
1) 귁국동포의 생활안전책을 강구함.
2) 빈민구제책을 적극시행함.
3) 사회도덕의 귀화 대조습욕과 일제의 여취청소, 미신섭멸에 노력함.
4) 의료기관은 원칙상 국영, 공영으로 하고, 담유와 적절한 공조를 원함.
5) 오락기관은 원칙으로 국영, 공영으로 하고, 저열오락을 금지함.
6) 조산원, 탁아소, 양노원, 요양원, 병발자 부양소를 국영, 공영으로 함.
7) 공공창 예기를 발지함.
8) 각종사회 보험을 실시함
9) 주산과를 함.
10) 유아확대와 미성년자의 음주흡연을 금지함.
11) 식자, 노 , 미신을 타파함.
12) 생활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국가의 관제계획을 실시함.
13) 국가제도를 개혁하고 주택난은 국가적으로 해결함.
14) 적산가속은 귀농동포와 근농대중이 우선권을 유함.
15) 공동생활을 장려하고, 공동주택, 공동식당, 공동욕실, 공동집함소, 공동시장을 국영으로 확충함.
16) 여관업을 국공영으로 함.
17) 특수지위와 차별대우를 발하고, 남녀사교를 평등으로 함.
－ 토지계획
1) 토목공사를 확충하야 도로교량을 개량하고, 수리제방 축항 운하 개통을 적극실시함.
2) 통신권을 적극 설비함.
3) 풍귀지역을 국가에서 시설 관리함.
4) 국토미화의 국가적 계획을 실시함.
Ⅳ. 독립노농당의 자주노선과 투쟁
1. 8.15 담화
1946년 7월 7일 결당대회를 마친 독립노농당은 당기관지인 노농신문을 8월 3일에 창간하였고 곧바로 광복절을 맞았다. 독립노농당은 자주, 통일 정부의 수립에 가장큰 장애물은 미?소 양군정으로 보았고, 또한 이 군정에다 등을 대고 이에 추종, 협력하면서 자기세력만 넓혀가려는 외세의존 세력이라 단정하고 현하 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반난재는 자주정권의 수립이 지연되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노동자와 농민 및 일반근로 대중을 주축으로 하고 외세의존 세력을 배제하는 자주정권의 수립뿐이라고 강조하고 1946년 8월 15일 당선전부를 통하여「독립운동을 신발족하자」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였다.
< 담화요지 >
왜 강도는 그 응분의 패망을 자취한지 이미 1년이나, 약소민족 해방을 천하에 성명한 동맹국이 이유 없이 탁치문제를 제기하여 우리를 간섭한다. (중략) 이족의 침압 밑에 국토는 양분되고 국민은 언론 집회 교통의 자유조차 없다. (중략) 자존심이 유린되고 생활까지 파멸 당한 국민은 격분한 심정을 억제치 못한다. 우리는 남은 피가 있고 자유를 위해 흘릴 결심이 있다. 누구나 우리의 자주독립을 방해하면 왜강도의 후계자로 대처하려니와 먼저 엄정한 자기비판이 필요하다. (중략) 오직 각자의 맹성으로 민족 양심을 발로하여 과오를 용감히 청산하고 진정한 민국의 정신으로 내분을 정리하고 왜해를 방어하여 완전한 자주독립을 즉시로 탈환치 아니하면 우리 민족은 영각의 심유에 떨어질 것이다. 조선일은 조선이 처리하고 인민의 국가는 인민이 건설할 것이니 부여된 사명을 수행 아니하는 책임은 인민에게 지워진다. (중략) 동맹국은 조선의 자립할 능력이 있는 것과 조선민족의 분열은 38선의 설치가 최대 원인이 되는 것을 인식하여 조선문제는 조선에 일임하고 필요한 원조만 주기를 희망하여 패전국이 아닌 조선에서 군사점령을 속히 철폐하기를 요망한다.
2. 그 입법의원 반대
1946년 8월 24일 미군정 법령 118호로 미군정의 자문기관으로 남조선 과조입법의원이 창설 되기로 확정되었다.
(독립신보 1946. 7. 2 우사 김규식 생애와 사상 강만길 우사연구회 앞의책 219, 220p)
이는 1946년 6월 29일 러치 군정장관이 하지중장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됨으로 알려졌다. 편지의 내용은 입법기관을 설치하여 조선인이 요구하는 법령을 조선인의 손으로 재정하도록 건의했고, (동아일보. 1946.7.10 우사 김규식 생애와 사상 강만길 우사연구회 앞의책 219, 221p])
이를 하지가 받아들여 군정법령으로 확정된 것이다. 따라서 동입법의원은 미군정의 필요에 의하여 설치되는 것이고 (김남식 좌익합작 해방3년사 235p, 우사김규식 생애와 사상 우사연구회 앞의책 220p)
입법의원에서 결의된 안건이라도 미군정에서 거부권을 행상 할수 있도록 규정된 것이다.
(서울신문 1946. 10. 15)
따라서 입법의원은 처음부터 미군정의 전속기관이지 조선인의 독립성은 찾을수 없었다.
(서울신문 1946. 10. 15)
이에 대하여 독립노농당에서는 1946년 10월 21～22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입법의원에 대하여 독립성성이 없고 노농대중의 의사를 완전히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참가를 거부하기로 결정하여 입법의원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였고, 유림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했다.
< 담화요지 >
「나는 처음부터 모스크바 삼상결정을 전적으로 거부하고 미군정의 입법의원도 반대해 왔다. 조선의 자주독립은 대서양헌장을 비롯하여 현대 역사의 조류에 따른 자명한 이치이므로 신탁통치는 연합국의 자기모순적인 처사이다. 항간에는 미,소공동위원회가 우리나라 독립의 유일한 길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으나 가소로운 일이다. 애당초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므로 공동위원회가 성공할 리 없다. 어째서 우리나라 일을 밖에서 남들이 결정하고 나선단 말인가. 그렇게 하니까 내부에서 추종자가 생겨서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닌가. 미군정의 입법의원이란 것도 마찬가지의 과오를 범하고 있다. 어제 하지중장도 나와 면담했을 때, 지금까지의 미국의 점령정책이 실패였다는 것을 솔직히 승인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이를 시정하겠다고 다짐했다. 요컨대 근본부터 고쳐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금년 3월에 열리기로 된 사상회의에서 새로운 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조선인의 문제는 조선인에게 자주적으로 처리하도록 맡겨야 하는 것이다. 비상국민회의와 민주의원 때에도 그런 식으로 하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지만, 조선의 독립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니, 차라리 완전한 독립에 방해가 된 고산책은 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1947. 1. 15 경향신문)
같은 날 당 선전부는「신탁통치가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이미 충분히 증명되었으므로.... 이제 우리는 전 민족이 일치단결하여 완전한 자주독립으로 매진하자」고 국민 일반에게 호소하고 있다(向上).
194년 1월 2일 워싱턴발 AP 전보는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승만 박사의 담화를 다음과 같이 전하여 왔다. 「이승만박사와 임영신 여사는 남조선의 단독정부수립이야말로 조선에 대한 국제문제를 외국의 원조없이 해결하고 조선독립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번득번 상원 외교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언명했다」고 보도하고 이에 대한 각 당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하여 독립노동당 유업 외교부장은「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설사 실현된다 하더라도 일제시대에 남경에 세웠던 王精衛부 정권의 전철을 밟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무정부주의총연맹의 우한용은「국제정세로 보나 국내의 정치역량으로 보나 남조선단독정부는 가능성이 없습니다. 남북통일 정부라야 국민이 받아들일 것이요 민주주의 국가들이 승이한 것입니다. 항간에는 반탁진영이 단독정부를 계획한다는 설이 돌고 있으나 그것은 일부 정상배의 역선전이 아닐까요. 정부는 반드시 전 민족의 통일된 의사를 토대로 세워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3. 조선문제 유엔상정과 남한단독선거 반대
1947년 9월 17일 미국무장관 마샬은 조선독립문제를 유엔에 회부할 것을 유엔사무총장에게 요구하였다. 마샬은 조선문제에 대해서 미소공위가 합의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유엔총회가 신탁통치 기한없이 조선독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자는 요지의 연설을 유에농회 석상에서 하였고, 이에 대하여 소련대표 비진스키는 조선문제의 유엔상정은 모스크바 삼상결정의 위반이니 이를 각하하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소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샬안은 수락되어 9월 21일 유엔총회 운영위원회 의안으로 상정토록 건의한 것이 가결되고 9월 29일 총회에서 46:6으로 가결되었다.
이리하여 미국은 조선문제의 유엔상정과 함께 미소공위에서의 조선문제합의를 단념하였다. 이에 대해 독립노농당은 조선문제를 유엔에 상정하여 신탁통지 없는 독립을 즉시 성취토록 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환영하였다. 조선문제를 세계문제화 해서 인류의 정의감에 호소하게 된 것은 좋은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엔에 너무 기대를 가져서는 안된다. 그것은 미소공위에 너무 큰 기대를 가져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의 태도여하에 달린 것이다라는 요지의 담화를 발표하였다. (대동신문 9. 23)
독립노농당은 10월 21～22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1) 국제동태에 과민한 기대를 걸기보다 자력으로 완전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남북을 통한 민주주의 정당 사회단체가 총연합하여 임시헌법과 선거법을 제정하여 자율적으로 정권을 조직하고 질서유지에 필요한 병력을 편성하여 남북의 행정사무를 무조건 접수할 것. (10.26. 대동신문)
2) 국민의회는 어떤 한당이 독점하여 전횡하는 동안은 국민의회의 일체공작에 참가하지 아니할 것. (이기하 한국정당발달사 pp 98～157,
단주 유림자료집 157～159)
위 결의에서 제1항은 당시의 사정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되지만 제2항에 대해서는 당시 국민의회의 실상을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가 곤란함으로 그때의 실상을 소개한다.
1947년 3월1일 전국국민대표자대회에서「대한임시정부를 봉대하는 동시에 국민회의로 하여금 대한임정을 확대강화하라는 건의문을 받은 국민의회에서는 3월3일 운형궁 독촉 국민회 회의실에서 긴급대의원대회를 비공개로 소집하고 대한임정 확대강화에 대하여 신중 토의하고 우선 대한임시정부 수석에 이박사, 부주석에 김구를 각각 추대하는 동시에 국무의원에 장건상, 김봉준, 차이석, 김원봉, 김성숙, 성주식등, 6인 대신 오세창, 김창숙, 박열, 이청천, 조만식, 이을규등, 6인을 보선하였다. 각부장의 개선은 주 부주석에 일임하였다. 이어서 3월6일에는 임정국무위원과 국민회의의 상임위원회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대한임정의 조직을 토의할 예정이었으나 위원 다수결석으로서 유회되고 7일 경고장에서 국무위원이 회합하여 조직문제를 토의한 결과 조완구, 조경한, 양인은 임정내의 현부장을 그대로 존속시키고 결원된 부만 현재의 국무위원(주로 임정게)중에서 부장을 선출케하자고 주장하는데 대하여 일반 국무위원들은 결원된 부장 선임을 전민족적으로 선출하자고 주장하여 양론이 대립되어 결정을 보지 못하였다.
5월29일 동회 중앙상임위원회가 소집되여 미소공위대책 급 임정추진문제에 대해서 토의하였는데 임정문제는 종래 임정추진회를 국민의회임시선거법, 대한국민회도 개편하는 동시 독촉내부의 일부 불평분자 급 보선반대파를 흡수하여 독촉과는 별개로 일대국민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대한국민회는 동년 9월1일 제43차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1. 4대국(미소영중)회의 절대지지와 남한 단독선거 반대 긴급제의안
2. 조직대강
3. 국민의회 임시선거법
4. 정.부주석 급 국무위원보선등 7개항목에 대하여 논의 결정하였다.
동회에서 개선인물 구성은 주석에 이승만, 부주석 김구, 국무위원 조소앙, 유림, 조완구, 이시영, 조성환, 황학수, 조경한, 박찬익, 김창숙, 조만식, 이청천, 박열(이상연임) 김승학, 김성수(이상신임) 정부위원회 부서위원장 김승학, 부위원장 조경한, 서기부장 조성환, 조직부장 손정수, 선전부장 엄항섭, 훈련부장 신일준, 동원부장 김석황, 연락부장 송진옥, 농민부장 연병호, 사법부장 기성도, 산업경제부장 남상철, 문교부장 박유진, 후생부장 이학송, 재정부장 미정, 외교부장 김여식, 기술부장 김두영, 법무부장 미정.
그런데 대한국민회에서 상기와 같이 정부조직부서를 발표하자 동회내 독립노농당 소속대의원 일단은 9월 9일 대한국민회 제43차 소집은 한독당 일당의 당독재로 소집하여 임정의 법통을 전담하였기 때문에 이를 불신하였다.
한편 유엔은 1947년 7월 17일 조선문제의 유엔상정에 이어 1948년 2월 26일 다시 유엔에 상정되었다. 여기에서 조선의 가능한 지역에서 조선인의 자유의사에 의한 선거를 유엔감시하에서 행하고 이 선거는 인구비례에 의하여 독립정부수립의 제일보로 설정될 조선국회의 3분의 2의 대의원을 선거하고 나머지 3분의 1의 대의원은 북조선 선거시까지 보류하기로 한다고 결의하였다. 이 결의는 남조선만의 단독선거이며 통일정부가 아닌 단독정부의 문이 열리고 민족의 분열이 항구화할 소지가 마련된 것이다. 이에 독립노농당대표 유림은 1948년 3월 9일 위 유엔의 결의에 대하여 즉각적인 반대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 대동신문 3.16)
남조선 단독선거는 다음과 같은 각 항목의 결함이 있으므로 나와 행동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이를 반대한다.
다음에
1) 선거법의 제정과 선거사무집행이 자주적으로 되지 못했다.
2) 조선전래의 국토를 양분하고 있을뿐 아니라 남조선에서도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한다.
3) 극소수의 특권층이 지배하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일단 근로대중의 복리 를 보장할 가능성이 없다.
4)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통일정부가 되지 못한다.
5) 자주독립을 무기한 지연시키고 국토분단을 무제한 만성화시킬 가능성 이 있다.
6) 골육상쟁의 비극을 연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7) 미.소 대립을 조장하여 국제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 (대동신문 3.16)
같은날 유림은 현하 긴급한 시국에 관하여 라는 재하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였다.
< 담화요지 >
(대동동신문 3. 9)
1) U.N. 조선위원 필리핀대표 아잔스씨는 근거없이 조선의 주권에 영향을 미칠 암시와 같은 언사를 희롱한 것은 신흥국가의 대표로서 불명예스러움은 물론이고, 그 말이 비록 아무 결과도 가져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조선민족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니 두 나라 민족의 우의를 위하여 발언의 취소를 권고한다.
2) 소련군이 북조선을 점령토록 한 책임은 미국이 져야할 것인데. 소련측의 동시 철수제안을 미국이 거부했다.「조선인이 원하면 기지를 설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외국군 주둔을 원하는 자는 매국분자 밖에는 없는 것이다. 침략자가 상대방 국가내에 매국분자를 만들어 내는 일은 통례이지만, 그런 수법이 정의로써 성공한 일은 역사상 일찌기 없었다.
3) 5조약 7조약도 조선인이 원했다는 것이요「신탁통치와 남북분할 점령은 조선인을 위한 것이다」라고 하나 원칙적으로 조선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면 그것을 원하는 자는 아무리 연지를 찍고 분을 발라도 王精衛의 족보에 편입될 뿐이요, 국제평화를 파괴하는 것이면「원한다」「위한다」는 구실로 침략적 행위를 함리화시키지 못한다
(3월 9일 대동신문).
위의 성명과 담화에서 보듯이 유엔의 결의와 감시하에 구성되는 남한단독정부는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정부가 되므로 일부 특권층의 지배욕만 충족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절대다수의 민중들의 복리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치러지면 자주독립이 불가능해지고, 남북이 분단되여 골육상쟁이 초래될 것이라 내다보고 단독선거는 결코 치러져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리고 유림은 남한 단선을 저지하고 통일독립을 추진하는데는 범민족적 민주세력의 힘을 한곳으로 모아 연대투쟁을 할 것을 구상하게 된다. 이 구상이 곧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결성으로 이어진다. 3월 13일자「독립신보」에 보도된 단선에 대한 각 정당의 반응조사
- 한국민주당 : 지극히 만족
- 남조선노동당 : 민족멸망의 길이다.
- 인민공화당 : 제국주의자의 괴뢰정부화
- 근로인민당 : 외국의 식민지화 초래
- 사회민주당 : 일국이 예속화 초래
- 민주독립당 :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어진 결과다.
- 민중동맹 : 세계평화 파괴의 우려
- 독립노농당 : 유엔의 파멸초래 우려
- 근로대중당 : 민족분열의 영구화
- 민주한독당 : 조선의 노예화 초래
- 신 진 당 : 민족총의에 배치
- 한국독립당 : 총회자채 결의에 모순된다
- 청 우 당 : 38선의 영구화 초래
- 보 국 당 : 동족상잔을 초래한다로 답했다.
4.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결성
1948년 3월 1일 재조선 미육군사령관 하지는 남조선 단선에 관한 포고 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 조선인에게 고함 >
연합국임시조선위원단은 연합국소총회와 상의하였으며 동소총회는 총회의 결의에 규정한 프로그램 동위원단에게 가능한 부분의 조선에서 수행함이 연합국 임시조선위원단의 의무라는 견해를 표명하였으므로 또 연합국임시조선위원단은 동위원단에게 가능한 부분의 조선에서 여사한 선거를 감시하기로 결정했으며 미육군이 점령한 지역은 동위원단에게 가능한지역 이므로 이제 본관은 재조선미육군 사령관으로서 부여된 권한에 의하여 이에 좌와 여히 포고함.
1) 조선인민대표의 선거는 연합국 임시조선위원단의 감시하에 본 사령부 관내지역에서 1948년 5월 9일차를 거행함.
2) 여사한 선거는 연합국임시위원단과 상의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개정을 가할 입법의원선거법(1947. 9. 3 일부 법률 제9호)의 조건과 규정에 의하여 차를 행함.
1948년 3월 1일 조선서울에서 서명함.
(그후 5월 9일은 일요일이고 일식이여서 10일로 변경했음 )
위 하지사령관의 포고에 의하여 남조선의 선거가 확정되자 독립노농당 대표 유림은 이미 단선에 대한 반대성명과 담화도 발표하였지만 이를 저지하고 통일독립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모든 단선반대세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일이 더욱 절실하고 시급하여졌다. 이러한 시대적 사명감을 통렬히 느낀 단주유림은 한독당의 김구, 엄항섭 민련의 김규식, 홍명희, 여운홍, 김봉준 등과 수차의 협의를 가진후 1948년 3월 26일 발기회를 조직하고 다음과 같은 발기취지서와 초청장을 각 정당 사회단체에 발송하였다.
< 발기 취지문 >
지금 미소양국이 각자 기도로 38선을 고정시키고 우리 형제자매를 갈라서 이남에 한정부 이북에 한정부 양개정부를 수립케 하려하니 이것은 강제의 분열을 자원의 분열로 외력의 분열을 내분의 분열로 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뿐이랴 분열뒤에 따를 것이 골육상쟁이니 이것이 우리민족생존에 위협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제 우리는 전민족의 정치적 역량을 결합하여 세계 각국에 대하여 민족생존권을 주장하고 미소양국에 대하여 민족자결권을 요구하는 이외에 다른방도가 없다고 천명하였다. (우사 김규식의 생애와 사상 2. 우사연구회편 앞의책 171p)
위 취지와 초청을 받은 각 정당과 사회단체는 전폭적인 호응을 하여 1948년 4월 3일 필동소재 역경원에서 결성대회를 갖을시 참가한 정당과 사회단체는 한국독립당, 민주독립당, 근로인민당, 독립노농당, 신진당, 민중 동맹, 민주한독당, 사회민주당, 청우당, 건민회 등을 비롯하여 백여개의 정당, 사회단체가 참석하였고, 동 대회는 다음과 같은 강령을 채택했다.
< 강령 >
1. 통일독립운동자의 총역량집결을 기함.
2. 민족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도(圖)함
3. 민족강토의 일체분열공작을 방지함.
이리하여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는 민족역량의 총집결로 남조선의 단선 단정을 거부하고 자주적인 통일국가를 건설할 것을 밝혔다. 그리고 유엔조선위원단 업무는 유엔총회 원결의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며, 우리조국의 분열공작을 가강하는 것이니 해위원단을 소환하고 우리문제는 민족자결의 원칙에 의하여 우리에게 맡겨라 라는 내용의 유엔총회에 보내는 항의문과 민족통일을 조속히 실현하기 위하여 남북회담을 전민족적으로 지지하며 일체 원조운동을 전개하자 라는 남북협상 추진 결의문을 채택하여 유엔조선위원단의 선거공작에 반대하고 남북협상을 통하여 통일독립국가 수립을 역설하였다.
이리하여 민족의 통일독립을 염원하는 분산된 세력을 한곳으로 집결시켰으며 대회는 집행기구로서 홍명희, 조소앙, 유림을 간사로 선출하고 집행책임자인 대표간사에 유림을 선출하였다. 이렇게 중량급을 간사로 선임한 것은 통일독립을 이끌어갈 행동통일 전선체로서의 협의회에 격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 대회에서 백범 김구와 우사 김규식은 비장한 각오로 연설하였다.
< 백범 김구의 연설요지 >
현재 우리강토는 38선으로 분단되고 있으나, 이는 타국이 만든 것이지 우리민족의 마음속에는 38선이란 없을 것이다. 하물며, 북조선에서 인민공화국을 수립할 것을 기도하는 것이나 남조선에서 단정을 수립할 것을 기도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만들어 놓은 38선 분열을 우리민족 자체가 자의로 38선 분열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우리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할 것이니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독립을 전취하지 아니하면 안될것이라고 강조하였다.
< 우사 김규식의 연설요지 >
우리가 통일과 독립을 원하는 것은 누구나 다 바라며 잘아는 것이다. 그러나 실행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우리가 독립을 전취할때까지 이 협의회를 살려 목적을 달성해야 할 것이니 이 마지막길을 생명을 내놓고 나가는 것으로 여러분은 아시오 라고 모두를 시작하여 장시간 연설하였다.
5. 남북협상
일제강점기등 조선의 독립을 위하여 그의 생명과 재산에 미련없이 투쟁한 모든 독립운동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일제가 패망하고 조선이 해방되었을 때 38선을 경계로하여 남북이 분단되는 것을 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일제의 패망이 우리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것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연합국의 힘에 의하여 이루어졌기에 38선은 우리의 뜻과는 달리 외국의 힘에 의하여 책정된 것이고 남과북에는 서로 이데올로기를 달리하고 극한적인 대립관계에 있는 이질적인 군정이 실시되고 모스크바 삼상회의의 결정으로 5년간의 신탁통지가 결정되자 이를 계기로 반탁과 찬탁으로 양분되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나라 정국은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졌다.
이에 외세를 배격하고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세력들은 남과북의 민주주의 세력들이 협상을 통하여 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의지는 어느때 보다도 높았고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였으며 구체적인 방안의 모색과 제시도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남한의 김구와 김규식은 2월 16일 북한의 김일성과 김두봉에게 4김회담을 통하여 단선 단정의 수립을 거부하고 협상을 통하여 통일국가의 수립을 이룩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한바 있다. (송남헌, 내가 겪은 1948년 남북협상 김구, 김규식은 왜 38선을 넘었나? 신동아 1983. 9월호205～206p)
이에 대해 북측은 두 김의 서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3월 25일 북조선 민주주의 민족통일전선 중앙위원회가 유엔소총회 결의와 남조선 단선단정을 반대하고, 조선의 통일적 자주독립을 위한 전조선 정당, 사회단체대표 연석회의를 4월 14일부터 평양에서 열자고 결의하였다고 알리고, 남조선의 모든 민주주의 정당과 사회단체는 참석해 달라는 방송을 하고 같은날 남조선에서 단독정부를 반대하여 조국의 민족적 통일을 위해서 투쟁하는 정당이라 전제하고 남조선노동당, 한국독립당, 민주독립당, 인민공화당, 근로인민당, 독립노농당, 신진당, 민주한국당, 전평, 전농, 민주여성동 맹, 민주애국청년동맹, 청우당, 기독교민주동맹, 유총연맹, 문화예술단체총연맹, 조선협동조합등 17개 정당과 사회단체 및 기타 남조선의 모든정당과 사회단체라 전제하고 다음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 내용 >
조선인민은 특히 남조선반동의 반인민적 폭압 하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은 남조선 단독선거는 흉악한 기만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선거를 우리는 분쇄합시다. 유엔 조선위원단이 조선으로부터 철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시다. 우리조국의 통일과 독립을 말살하려는 농락을 배격합시다. 조선으로부터 외국군대가 동시에 즉시 철퇴한 후 조선인민 자신이 민족적 민주주의정부를 수립, 문제를 자결(自決)하자는 소련정부의 제안을 미국정부로 하여금 실행하도록 투쟁합시다.
북조선 정당 사회단체의 지도자인 우리들은 남조선 단독선거를 반대 투쟁하는 남?북조선의 모든 민주주의 정당 사회단체대표자연석회의를 금년 4월14일 평양시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합니다. 우리들은 이 회의에서 국내 정치정세를 심리(審理)하며, 우리 국토를 양단하고 민족을 분열하려는 반동파의 온갖 책동 기도를 파멸시키고,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추진시키며, 세계 자유애호 인민들의 일원으로 조선의 통일 민주주의 독립국가 건설을 추진시키는 것을 공동목적으로 노력하는데 구체적 계획을 채택할 것을 엄숙히 제의합니다.
< 북측의 협상제의 당시의 사정과 목적 >
남조선은 1948년 3월 1일 하지사령관의 포고로 5월 10일 선거가 확정되어 그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고, 북조선에서는 1947년 2월 이미 인민위원회가 구성되어 국가체제를 모두 구비한 상태였고, 이에 앞서 1946년 3월에 무상몰수, 무상분배와 지주들의 연고지로부터 이동이라는 급진적인 토지개혁을 완료하였고, 11월 18～19일에는 조선인민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선임시헌법 재정위워회를 구성하고 ( 김일성 8.15 해방2주년 기념보고(1947. 8. 14) 김준열 외 공저 1,271p)
1948년 2월 6～7일에 개최된 인민위원회에 이를 보고하고 (서중석, 부산 김규식의 생애와 사상 ② 167p) 토의 되었으며, 2월10일에는 헌법초안이 발표되었다. 이보다 이틀전인 2월 10일에는 조선인민군이 창설되었다. 이와 같은 조치를 완료하여 국가기구를 모두 갖춘 북측은 다만 헌법의 시행은 남측이 세울 정부수립 직후까지 유보하고 전 조선 정당, 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를 재의하였다. 이는 소련군정 핵심 고위장성「래배태프」가 비망록에 1948년 1월 14일 미국측의 분단계획을 폭로하면서 당분간 북에서의 헌법시행은 보류하여 신헌법에 의한 선거는 남측에서보다 늦은 시기에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다. (레배테프비망록 17 매일신문 1995. 2. 11)
그리고 1946년 8월 29일에 창립된 북조선노동당은 북조선의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를 지도하는 초헌법적권한을 가진 유일의 조직이다. 이상이 당시 남과북의 실정이므로 남과북은 각각 단독정부를 세우는 것은 기정사실로 되어있었다. 이에 북측은 전조선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를 제의하여 남측의 단정반대 세력과 좌익세력을 북으로 불러들여 그들이 짜놓은 각본에 따라 남조선의 5?10선거를 방해하여 이를 파탄으로 몰아넣어 정부로서의 신뢰와 권위를 상실케하고 조금뒤에 세울 북측의 정부는 전 조선의 정당과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추대하는 정부로서 정통성을 확립하고자 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회담의 목적은 소련의 지시에 의하여 남조선의 5.10선거를 방해하여 남측정부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한편 민족분단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북측에서 세울 정부는 전 조선의 민족적 정통성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였지 진실로 그들이 정부수립을 중단하고 남북간의 정치지도자들의 협상으로 통일정부의 수립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였다. 이럴 경우 5?10선거로 세워지는 남한의 단정은 미국의 괴뢰정부가 되는 것이고, 이는 외세가 만들어 놓은 38선을 우리손으로 고정시키는 결과가 되며, 그 책임은 남측에서 질 수밖에 없게된다.
그리고 전조선 정당 사회단체연석회의에 초청한 인물가운데 그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인물은 그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모스크바 삼상회의 결정을 반대하는 미재의 앞잡이 이승만과 김구도당 이라고 매도하던 백범 김구였다. (태배테프 비망록 19 매일신문 1995. 2. 16)
북측의 남북협상 제의에 대한 독립노농당의 입장은 어떠한가. 1948년 3월 25일 북측이 제안한 남북협상문제로 국내의 여론이 온통 들끓고 있을 때 독립노농당의 당수인 단주는 처음부터 신탁통치를 반대하고 남북이 다같이 군정을 철폐하고 남북간의 민주주의 제정당의 협의로서 통일독립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이 기본원칙 이였고, 이를 위하여 전당력을 기우려왔다.
그러나 이번 북측의 제안을 받은 단주의 혜안은 독특하였다. 우선 북측이 제의한 평양에서 개최키로 하자는 북축의 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를 연기시키고 회담장소를 서울로 변경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였다. 그것은 북측의 이번회담 제안이유와 회담후의 결과를 너무도 정확하게 예견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주는 남북협상의 회담장소를 서울로 하고 그 이전에 4월 3일 결성된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강령에 따라 의제와 시기를 정하고 이번 회담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를 협의하자고 정식으로 제의했다. 이것은 남북협상의 개최장소가 서울로 변경되어야 소련과 북측의 사전각본이 무산되고 우리가 정한 의제에 따라 진실한 통일독립의 합의를 도출할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단주의 이 제의에 북측은 물론이고 남측의 한국독립당을 이끄는 백범 김구와 민족자주연맹을 이끄는 우사 김규식 마저도 이에 호흥하지 아니하고 북행을 결심한 상태였다. 이 두분은 이미 지난 2월 16일에 북측의 김일성과 김두봉에게 4김회담을 통하여 우리의 통일문제를 풀어 보자고 제의한 서신을 전달한바 있어 이 서신전달이 북행을 유보할 운신의 폭을 제한한 듯도 하다.
(서중석, 우사 김규식의 생애와 사상 p)
이에 단주는 무척이나 괴로운 심정으로 과거 임시정부에서 주석으로 모시었던 의리상 김구가 받을 정치적 상처도 사전에 막고 북측이 필요로하는 가장 중요한 들러리를 (래배태프비망록 19, 매일신문 1995. 2. 16 서중석, 우사 김규식의 생애와 사상2. 170p) 없게하므로서 평양회담을 변경해보자는 각오로 4월19일 김구가 북행할시 그를 따르던 청년들의 만류에 “가야한다. 어떤일이 있어도 가야한다. 남북통일을 위하여서는 모든 고난을 무릎쓰고 가야하는 것이다. 만약 나의 목적이 성취되지 않으면 나는 38선을 베개삼아 자결할 것이다.” 라고 비장한 각오를 표명하였다. 이때 단주는 마지막으로 김구의 옷깃을 잡고 “가지마시오. 가시면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입니다. 백범이 독립운동을 하니까 백범선생이지 신탁통치를 강요하는 자들의 회의에 무슨타협이 있습니까?” 라고 만류하였다. 그러나 김구는 단주의 의리에 의한 만류도 뿌리치고 북행하였으며 그 결과 북측이 제의한 전조선 제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는 북측이 미리 짜놓은 각본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비극적인 조선정치 정세에 대한 결정서만 채택되고 이 결정서에는 김구, 김규식을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서명하였다.
<결정서>
남조선 반동분자들의 협조 하에서 미국 대표가 소?미공동위원회 사업을 결렬시키고 조선통일을 파탄시킨 이후 미국정부는 조선인민의 대표도 참가시킴이 없이 또는 조선인민의 의사에도 배치되게 조선문제를 비법적으로 유엔 총회에 상정하였던 것이다.
조선인민의 절대다수가 소위 유엔 조선위원단 자체를 단호히 거부하고 그 활동을 절대 배격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는 유엔 소총회를 이용하여 남조선에 단독선거를 실시하고 괴뢰적인 소위 ‘전민족정부’를 수립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 결정은 우리 조국에서 남조선을 영원히 분리하여 미국 식민지로 변화시키려는 기도의 구현이다.
우리 조국에 가장 엄중한 위기가 임박한 이 시기에 남조선에서는 우리 조국을 분열하여 예속화하려는 미국의 반동정책을 지지하여 우리 민족과 조국을 팔아먹는 이승만, 김성수 등 매국노들이 발호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배족적(背族的) 망국노로 낙인함은 물론 그들에게 투항하여 그들과 타협하는 분자들도 단호히 단죄하며 배격한다. 그들의 배족적 망국적 책동으로 남조선인민들은 초보적인 민주주의 자유까지도 박탈당하였으며, 생활을 향상시킬 아무런 희망과 조건도 갖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북조선에 주둔한 소련군이 북조선 인민들에게 광범한 창발적 자유를 준 결과 북조선에서는 인민들이 자기가 인민위원회를 확고히하여 민주개혁을 실시하며 민족자립경제 노선을 구축하며 문화를 부활시키며 우리 조국의 민족주의적 독립자유국가로 발전될 모든 토대를 공고히 함에 거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한다. 우리는 미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예속화정책과 그들과 야합한 민족반역자 친일파의 매국적 기도에 반대하며 소위 유엔 조선위원단의 기만적 선거를 반대하여 궐기한 남.북조선인민의 반항을 조국의 완전 자주독립을 위한 가장 정당한 애국적 구국투쟁이라고 인정한다.
우리 조국의 절반인 남조선을 미제국주의자에 예속시키려는 것을 용허치 않기 위하여 우리 남북조선제정당사회단체는 자기의 역량을 총집결하여 단선분쇄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하므로써 남조선 단선 기도를 파탄시키고 조선인민의 손으로 통일적 민주주의 자주독립국가를 수립할 권리를 부여하자는 소련의 제안을 반드시 실현시키기 위하여 강력히 투쟁하여야 할 것이라고 인정한다.
곧이어 남북요인 회담과 남북조선 정당 사회단체지도자협의회도 열렸다. 이 회담들은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공동성명서를 채택하였는데 이 공동성명서는 4월 30일 먼저 4김회담 (김구, 김규식, 김일성, 김두봉)에서 이를 승인하고 곧바로 열릴 남북15인 지도자회의에서 다시 통과시킨 다음 협의
회에 참석한 남북전정당 사회단체 대표들이 서명하여 발표되었다.
< 공동성명서 >
(인민위원회 선전국 편 전조선 정당사회단체연석회 보고문 급 결정서 1948. 4～55p
서중석 우사 김규식의 생애와 사상 2. 219-220p 수록)
남조선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조선정당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를 뒤이어 평양시에서
4월 30일에 남북조선제정당 사회단체지도자들의 협의가 진행되었다. 이 협의회에서 전
조선정당 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의 남조선 단독선거를 파탄시키는 문제와 함께 채택된 양국군대 철퇴문제와 그 철퇴 실시후에 당면하는 제문제에 관하여 토의하였다.
이 협의회에서는 상정된 제문제를 충분히 토의한 결과 지도자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제문제에 대하여 협의가 성립되었다.
1) 소련이 제의한 바와 같이 우리 강토로부터 외국군대를 즉시 동시에 철거하는 것은
우리 조국에 조성된 현하 정세 하에서 조선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정당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은 이 정당한 제의를 수락하여 자기 군대를 남조선으로부터 철퇴시킴으로써 조선 독립을 실제로 하여야 할 것이다. 민주조선의 통일을 원하는 일체 애국인사들은 반드시 양군철병안을 지지하여야 할 것이다. 일제가 우리조국 강토에서 구축된 이후 우리 조선인민들은 자력으로 외국의 간섭이 없이 우리 문제를 능히 해결할 수 있도록 장성(長成)되었으며, 우리 조국에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준비된 간부들이 다수히 있다.
2) 남북제정당 사회단체지도자들은 우리 강토에서 외국군대가 철거한 이후에 내전이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또한 그들은 통일에 대한 조선인민의 지망(志望)에 배치되는 어떠한 무질서의 발생도 용허하지 않을 것이다. 민족통일을 조성하려는 인민들의 불굴불요(不屈不撓)한 지망과 남.북조선의 대정당사회단체들간에 성취된 약속은 우리 조국의 완전한 질서를 수립하는 튼튼한 담보이다.
3) 외국군대가 철거한 이후에 하기(下記)제정당들의 공동명의로 전조선 정치회의를 소집하여 조선인민의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민주주의 임시정부가 즉시 수립될 것이며, 국가의 일체 정권과 정치 경제 문화생활의 일체 책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정부는 그 첫 과업으로서 일반적 직접적 평등적 비밀투표에 의하여 통일적 조선입법기관 선거를 실시할 것이며, 선거된 입법기관은 ‘조선헌법을 정’하여 통일적 민주정부를 수립할 것이다.
4) 천만여 명 이상을 망라한 남북조선제정당 사회단체들이 남조선 단독선거를 반대하느니만큼 유권자수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남조선 단독선거는 설사 실시된다 하여도 절대로 우리 민족의 의사를 표현하지못 할 것이며, 다만 기만에 불과한 선거로 될 뿐이다. 현하 남조선 단독선거가 극히 가혹한 탄압과 테러의 환경 하에서 준비되고 있는 것은 우연한 사실이 아니다.상기(上記) 사실에 의거하여 본 성명서에 서명한 정당 사회단체들은 남조선 단독선거의 결과를 결코 승인하지 않을 것이며, 또 이러한 선거로 수립하려는 단독정부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6.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강화론과 독립노농당의 대응
남북회담을 모두 마치고 5월5일 서울에 도착한 김구와 김규식 일행은 5월 6일 미리 평양에서 준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 공동성명서 >
(국사편찬위원회편 7. 30～31p)
이 회의는 자주적 민주적 통일조국을 재건하기 위하여서 남조선 단선?단정을 반대하여 미?소 양군 철퇴를 요구하는 데 의견이 일치하였다. 북조선 당국자도 단정은 절대 수립하지 않겠다고 확언하였다.
이것은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적 신발전이며 우리에게 큰 서광을 주는 바이다. 더욱이 남북제정당 사회단체들의 공동성명서는 양군철퇴 후 전국 정치회의를 소집하여 통일적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전국 총선거를 통하여 헌법을 제정하고 정식 통일정부를 수립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우리 민족통일의 기초를 전정(奠定)할 수 있게 하였으며, 자주적 민주적 통일조국을 건설할 방향을 명시하였으며, 외력의 간섭만 없으면 우리도 평화로운 국가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증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앞으로 여하한 험악한 정세에 빠지더라도 공동성명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동족상잔에 빠지지 아니할 것을 확신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이니, 우리가 이것으로서 만족을 느낄 수 없는 것이나, 이미 거두어진 성과를 가지고 최후의 성공을 하는 것은 오직 우리의 애국동포 전체가 일치하게 노력하는 데 있을 뿐이다. 상술한 연석회의에서 국제협조와 및 기타 수개 문제에 대하여 우리의 종래 주장이 관철되지 못한 것은 우리로서는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앞으로 북조선 당국자는 단전도 하지 아니하며 저수지도 원활히 개방할 것을 쾌락하였다. 그리고 조만식 선생과 동반하여 남행하겠다는 우리의 요구에 대하여 북조선 당국자는 금차에 실행시킬 수는 없으나, 미구에 그리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두 김씨는 서울에 돌아와서 공동성명을 발표한후 4김회담과 남북15인 지도자회의 및 전조선 정당 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이 서명한 공동성명 제3항의 전조선 정치회의의 실현을 위하여 남에서 양 김씨를 중심으로한 강력한 통일독립운동을 전개할 조직을 만들 필요를 절감했다. 이 조직의 구성을 위하여 한국독립당에서는 5월 28일 김구를 위시하여 엄항섭, 조시원, 김의한, 유동봉 등을 대표로 선출하였고 민족자주연맹은 김규식을 위시하여 원세훈, 백성룡, 김봉준, 유석현등을 대표로 선출하여 경교장과 민족자주연맹 사무실을 순회하면서 회합을 계속하였다. 6월 1일 한국독립당에서는 김학규, 민족자주연맹에서는 여운홍을 각각 대표로 추가하여 경고장에서 확대회합을 가졌는데 이 모임에서는 지난번 모임에 이어 반단정 세력을 규합하여 행동통일 기구의 구체적인 추진방안과 남북협상 속개
문제가 논의되었고 또한 6월 7일에는 두 김을 중심으로 단일정당의 창당문제까지 논의되었다. (국사편찬위원회편 7. 205～206p)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두 김씨를 중심으로 행동통일 협의체를 구성하되 4월 3일 결성된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거나 아니면 동일한 기구를 다시 만들기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6월 7일에는 김구와 김규식이 이를 뒷받침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우사 김규식의 생애와 사상 2. 241p) 그리고 이 대회의 소집일시는 6월27일로 정하였다.
한편 독립노농당에서는 5월 6일 서울시 역경원에서 전국대표자대회를 개최하고 남조선의 5?10선거 문제와 전조선 정당 사회단체연석회의 결과분석 및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 문제등 당면과제에 대한 결정을 하였다. 동 결정에 따라 통일독립운동자 협의회에 대한 두 김씨의 6월 7일자 공동성명 한국독립당 및 민족자주연맹 대표들의 위 협의회의 강화론에 대응하였다.
다음은 1948년 7월 3일 단주의 담화 (경향신문 48. 7. 3)와 동년 7월 8일 독립노동상 선전부의 성명을 소개한다.
< 성명서 >
(경향신문 48. 7. 8)
1948년 7월 3일 유림은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 전국대표자대회가 연기된 경위에 대 하여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했다.
「統協(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약칭) 개조에 관한 民聯(민족자주연맹의 약칭), 韓獨(한국독립당의 약칭)의 모든 조건에 나는 반대주장을 한 것이 하나도 없고, 대회에서 반대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대회를 연기한 것은 그들이 결정한 것이고, 나는 기정 방침대로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그들은 끝내 거부했다. 회기가 박두했기에 소집책임자로서는 부득이 연기통지를 낸 것인데, 사실은 왜곡 선전하는 것은 자기인격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이다. 그들이 동의하면 오늘이라도 대회를 소집하여 사무진을 교체하고 깨끗이 손을 떼는 것이 나의 최대의 희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 둔다」(7월 3일 경항신문)
이어서 7월 8일에는 독노당 선전부가 다음과 같이 성명했다.
「우리당은 미,소공동위원회에 당초부터 불참했고, 작년 10월 2일 중집(中執)회의에서 <反 集團>과 협력하여 전국의 애국적 정당대화단체를 총망라한 전국 정치대회를 개최하고 자주 민주 통일의 원칙하에 민족문제를 해결하기로 한다」는 결의에 따라 전임위원 5명을 선출하여 통일기구의 실현에 노력하였으며, 전국 정치회의 개최를 망명 임시정부 국민의회의 상임위원회 대회에 제안하여 통과시키고 그 실현에 노력하여 왔다.
금년 5월 5일 全黨代表者 大會에서 4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소위 전국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는 공산당 독재의 내용으로 진행되었고, 조선정세에 관한 결정서에 <남조선 반동분자들이 미.소공위사업을 방해하여 조선의 독립을 지연시켰다>고 하였으며, 동포에게 고하는 격문에 <모스크바 삼상결정은 조선독립을 보장하는 헌장이다. 우리는 이것을 옹호하기 위하여 호소한다>고 하였으니, 이런 것들은 우리 당의 노선과 직접 충돌되므로 우리 당은 지지할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
6월 2일 중앙상무위원회의에서 <統協을 개조하여 강화하되 평양회의파에게 영도권이 장악되면, 우리 당은 통협에서 탈퇴하기로 한다>고 결정했다.
6월 18일 상기 사실들을 우리 당의 간부 양일동이 통협 신규약의 기초를 맡은 김붕준씨를 찾아가 전달했다.
6월 27일 개최될 통협전체회의를 준비하는 최종회합에서 民聯과 韓獨측 대표들은 모든 것을 그들의 의사대로 결정한 뒤에, 독노당과 그 계열 13개단체가 무조건 그들을 따르지 않을 것을 알아차린듯 무기 연기한다느니 다른 것을 만든다느니 하다가 헤어졌다.
본래 그들은 4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와서 종래의 통일운동을 청산하고 새로운 통일운동을 일으키려고 무수한 회합을 하면서 <統一推進會>를 만든다고 야단스럽게 전하더니, 평양조류의 통일운동에 방해가 될까해서 통협(統協)을 없애려는 방법으로 통협의 명칭과 강령으로부터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개조하자고 요구하다가 책임간사 柳林의 거절에 명칭과 강령을 잠시 용인하고 조직강화라는 구실로 본래의 단체본위를 폐지하고 개인본위로 중앙과 지방을 조직하며, 양김씨에게 전체회의를 비롯하여 중앙위원회와 상무위원회에 다같이 주석 부주석이 되게 하고, 광범한 권한을 맡기며 간부는 극소수만을 두고 노인들에게 이름만 걸어 놓자는 것이었다.
민주주의적 통일은 이념과 신조를 달리하는 집단들간의 이해있는 합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개인들 본위로 조직하면 당파는 될 수 있으나 통일운동 기구는 아닌 것이다. 전국민의 개인으로서 그 조직에 예속되도록 하고, 특수성을 가진 단체의 발언권을 부인하면 전체주의국가가 될 것이요. 민주주의 국가는 되지 못할 것이니, 그들의 목적이 과연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통일운동을 하는 기구에 주석 부주석을 두어 독재권을 가지게 되는 것은 통일공작에 방해가 될 뿐이다, 누구는 왕관제복(王冠制服)에 장창대검(長槍大劍)을 갖추고 다른 사람은 짚신감발로 말 뒤만 따르라고 하면, 그런 처사는 혁명도의라고 할 수가 없다. 이런 것은 그들이 평양의 두 김씨 독재를 부러워한 나머지 그것을 따르려다가 이루지 못한 것으로 양해할 수 있는 지엽적인 문제이다. 그들은 반탁지도자로서 반탁운동에 흘린 피가 마르기 전에 인민공화국 수립이 유일한 임무로 규정된 회의에 참석하여 반탁자를 반동으로 규정하고, 삼상결정 옹호에 동의하고 돌아와서 통협창립시에는 거부했던 종래의 찬탁자와 인민공화국 헌법지지자와 손을 잡고 새로운 통일운동을 일으키려고 한다.
평양회의 전의 통일과 평양회의 후의 통일에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통일독립운동이고 후자는 통일탁치 운동일 것이다. 그들은 사실상 찬탁자로 돌변하여 <민족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기한다>는 강령을 가진 통협을 강제로 점령하여 통일신탁통치 운동자협의회로 변질시키든지 뜻대로 되지 않으면 해체하기로 내정하고, 그 계획에 찬동하지 않는 양심있는 사람들을 불순분자라고 하여 배제한다고 선언하면서 온갖 수단으로 파렴치한 모해와 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들은 통협의 강령에 비추어 볼 때 통협의 지도권을 요구할 자격조차 없는 자들이다. 그들은 통일을 구실삼아 남쪽의 두 김씨 중심으로 하나의 세력을 구성하여 북쪽의 두 김씨와 결탁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으려고 하나, 결국은 적색제국주의 세력을 확대 강화하는 앞잡이가 되어 민족을 배신하는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평양회의에서 서명한 총책임은 두 김씨가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 서명자는 민족적 지도자이며 남조선의 총대표인 두 김씨의 통솔하에 있다. 우리는 두 김씨를 존경하나 오늘은 민주의원(미군정의), 내일은 입법의원(미군정의), 그리고 삼상결정 거부에서 다시 지지에로, 한번은 마아샬안을 접수하고, 다시 스탈린안에 찬성하는 그렇게 무절조 무정견한 시도에는 국민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두 김씨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에 민족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이니, 그 주위의 인사들이 두 영수의 위신을 잘 지켜주기 바라마지 않는다.
평양회의의 실수는 공산당의 꼬임에 빠진 것이라 그때는 부득이하였고, 지금 지나간 일을 들추어 내면 창피만 하니 덮어두었다가 적당히 처리하자고 한다면 그렇게 무책임하고도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날마다 공산당의 모략에 말려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소련이 삼상결정을 무효화하고 탁치를 포기한다는 성명을 한 일이 없고, 공산당이 삼상결정 옹호를 새삼스레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련이 유엔에서 평양회의 서명자 명단을 내놓으면 당신들은 어찌할 것인가. 일제가 패망 했으니 우리가 보호조약과 합병조약을 승인해도 무방하단 말인가.
두 김씨가 평양서명을 부인하는 성명을 내기전에는 우리가 통협을 그들의 전권에 맡길 수 없다. 우리 당의 목적은 독립 달성이지 권력획득이 아니므로, 민족 正氣를 위한 희생을 각오한다(7월 8일 경향신문).
統協의 책임간사 柳林은 1948년 7월 10일 두 김씨에 대하여 인민공화국 수립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여 모스크바 삼상결정을 지지한 사람들이 통협을 지배하려는 것은 부당하다는 요지의 폭탄선언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통협은 <민족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기한다>는 강령 아래 모인 협의 기구이므로 주권국가가 아닌 헌법을 준비하여 인민공화국 수립을 하기 위한 회담에 참석하여 탁치반대자들을 반동으로 규정하고 삼상결정 옹호를 호소한 사람들이 전권으로 이 기구를 지배한다면 통협은 통일탁치운동자협의회로 변질될 것이다. 그것을 개인본위로 조직하면 하나의 당파는 될지언정, 서로 이념을 달리하는 집단들의 합작기구는 될 수 없을 것이며, 민주주의적 요소보다 전체주의적 경향이 농후하게 될 것이다. 나는 자주와 민주를 조건으로 하는 통일운동자이므로 탁치와 독재를 주장하는 공산당 영역의 확대를 환영할 의무가 없으며, 통협을 변질시키거나 파괴하려는 의도를 달게 받아들일 자유가 없다. 民聯이 삼상결정을 거부한다고 선언한 것을 나는 듣지 못했다. 공산당이 새삼스레 삼상결정을 옹호하고 나선 의도는 무엇인가. 이번 유엔총회에서 소련이 평양회의 서명자명단을 들고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강도 일제가 멸망했으니 보호조약(1904)과 합병조약(1910)을 정책으로써 지지한다고 하면, 나는 여기에 동의할 수가 없다.
우리가 죽든지 살든지 통일운동을 해야할 것이나 무원칙한 행동은 혼란과 불행을 초래할 뿐이다. 탁치를 반대하여 오던 사람들이 평양에가서 탁치찬성에 서명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은 그들이 이 민족의 지도자이며 이번에 남조선을 대표한 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두 김씨가 그것을 원했다고 믿고 싶지 않으나 객관적으로 탁치주장자의 승리를 조장하였으니, 그들이 대내 대외로 적당한 태도표시가 있기 전에는 통협을 그들의 수중에 바치고자 하지 않는다. 보살은 아귀를 구하기 위하여 지옥에 들어갈 수 있으나, 범부 중생은 보살을 따라 지옥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두 김씨는 공산당을 수단으로 선택하여 포용할지라도 나는 무명의 병졸이라 부지중에 공산당 대열에 징용되지 않도록 부단히 경각심을 가지고 싶다.
나는 통일운동을 통하여 사세(私勢)를 확충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허구적 선전으로 모략하고 중상하려는 모든 파렴치한 행위를 개의치 않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최후까지 항쟁할 각오가 되어 있다. 모든 것은 동포들의 혁명도의와 애국양심의 판단에 맡긴다」(7월 10일 경항신문).
위와 같이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전면적 개편을 통해 두 김씨의 입지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전조선 정치회의를 개최하려든 계획은 단주의 강한저항에 부딪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부득이 7월 21일 한국독립당 인사와 민족자주연맹 가담단체들로 통일독립촉진회 발기 및 결성대회를 가졌다. 그리고 이날 채택된 강령은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강령과 똑같았으며 동결성대회의 분위기는 4월 3일 결성된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 때와는 달리 매우 위축되고 활기가 적었다.
그것은 평양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지 아니하고 북쪽에 그대로 머므른 인사가 다수 있었기 대문이기도 하며 6월 27일로 예정했던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의 개편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1948. 7. 21)
7. 5.10 선거와 독립노농당
1948년 3월 1일 하지사령관의 포고에 의하여 1949년 5월 10일 남조선 단독선거가 실시되었다. 이 선거는 공산당 계열의 철저한 방해공작과 파괴활동에도 불구하고 93%의 투표율을 올렸다.
그것은 일제가 패망하고 우리 국민으로서는 처음으로 자기주권을 행사하는 호기심과 외국군의 군정이 청산되고 독립정부가 수립된다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독립노농당에서는 1948년 5월 6일 개최되었던 전국대표자대회에서 남조선 단독선거의 불참을 결정했을뿐 아니라 1948년 2월 26일 조선문제가 다시 유엔에 상정되어 조선의 가능한 지역에서 조선인의 자유의사에 의하여 유엔감시하에서 실시한다고 결의될 때 즉각 반대성명을 발표한바 있고 담화까지 발표한바 있었다. 이리하여 독립노농당에서는 입후보자를 내지 않았다. 이러한 당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지역에서는 무소속 또는 사회단체 명의로 입후보하여 당선된 당원이 18명이나 되어 원내에 상당한 세력이 확보되었다.
그러나 당에서는 이들을 모두 제명처분하였다. 독립노농당의 당명불복을 이유로한 당선자 제명조치를 두고 정계에서는 상당한 충격적인 파문이 있었고 단주가 서거하신지 40년이 되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머리속에 기억되고 있다. 독립노농당은 1946년 7월 7일 창당된 이래 1961년 5·16군사정부에 의하여 해체될때까지 일관된 원칙과 노선으로 어떠한 세력과도 당의 노선과 위배되면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필자에게 주어진 주제가 해방공간에서의 단주유림의 정치활동과 독립노농당이므로 5·10 선거 이후의 투쟁사는 다음에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발표키로 하고 이 논문을 끝맺으므로서 아쉬움을 금치못하겠다.
Ⅴ. 결 론
이상에서 보듯이 단주는 인류의 해방과 일제의 타도 및 조선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하여 투쟁하다가 망명임시정부에 참여했으며, 거기에서 해외 각 혁명세력의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통합하는 작업에 주력하였고, 1944년에는 이를 완성하여 4개정파 및 6개정파 연합선언을 하였다. 그리고 8.15해방을 임시정부에서 맞았다. 해방을 맞자 단주는 그의 결심을 作之不休라는 휘호로서 표명하였고 귀국후의 투쟁목표를 群策群力 自立自强의 휘호 에 담긴 뜻과 같이 강제권력이 배격되고 전민족과 인류가 최대한의 민주주의하에서 다같이 노동하고 다같이 자유롭게 思想하는 사회의 건설을 위하여 8.15해방 이전의 연립임시정부에 구애받지 않고 나의 원리만을 어디까지라도 관철할 결심이다. 라고 그의 포부를 밝혔으며, 그의 원리는 바로 인간은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이 평등하게 보장되고 각인의 창의와 이상이 아름답게 조화되는 아나키즘사회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귀국직후 작고동지추도회를 개최하여 전 아나키스트 진영을 단합시켜 경남북 아나키스트대회와 전국 아나키스트대회를 개최하여 정당창립의 결의를 도출하였으며, 이 결의에 따라 창당된 것이 독립노농당이다. 그리고 독립노농당의 노선과 투쟁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여기에서 단주와 독립노농당의 투쟁이 당시 타정당과 판이하게 구별되는 점을 발견할수 있다. 그 첫째가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것이다. 8?15해방을 맞아 38선이 책정되고 남과북에 군정이 실시되고, 미소공위가 설치되어 조선의 문제를 협의할시 대개의 정파들은 군정과 영합하여 자문기구로 설치되는 민주의원과 입법의원이 개원될시 소위정치지도자 라고하는 대다수의 인사들이 때를 만난 듯이 이에 참가를 희망하였고 또 참가공작을 벌렸으나 단주는 군정이 필요로 하여 설치되는 어떠한 기구도 그들의 요구를 거부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보고 비자율적 기구의 설치를 반대하고 조선의 문제는 조선인이 직접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두번째 차이점은 외세의 배격이다.
단주는 8·15해방을 맞을 때부터 우리의 통일독립국가 건설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이 미소 양국의 군정이라고 단정하였고 독립노농당의 창당시 제문헌들은 이를 입증하는 것이고 창당직후 8·15를 맞는 담화에서 독립운동을 신발족하자라는 담화의 내용은 외세가 조선민족의 자주독립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주장하였다. 그 외에도 외세배격에 관한 철저한 주장들은 위에서 본바와 같다. 세번째 차이점은 원칙을 지키는 데는 어떤 희생도 불사하였다. 독립노동당은 처음부터 단선 단정을 거부하고 남북간의 민주주의 정당과 사회단체간의 협상으로서 통일정부의 수립을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남조선에서만 실시되는 5?10 선거의 참가를 거부하고 이를 전국대표자대회의 결의로 확정하였다. 그러나 일부당원들이 무소속이나 다른 사회단체 명의로 입후보하여 18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그로 인하여 독립노농당은 국회에 강력한 세력을 진출시키게 되었다. 그러나 독립노농당은 이들 당선자와 낙선한 입후보자 전원을 당의 결정을 위반하였다고 막대한 희생을 무릎쓰고 즉각 제명처분 하였다.
그리고 네번째 차이점을 단주의 주장인 공대균담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이를 실천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47년 10월 21～22일의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이다. 동 결정 제2항 국민의회는 어떤 한 당이 독점하여 전횡하는 동안은 국민의회의 일체공작에 참가하지 아니할 것 이라는 결정이고 당시 국민의회의 사정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고 또 남북협상에서 정치적 상처를 앉고 돌아온 김구와 김규식등이 4월 3일 함께 결성하였던 통일독립운동자협의회를 강화하여 두 김씨의 영도권을 전제로한 개편작업시 단주의 대응자세등을 들 수 있다.
이상의 제반 사실들을 종합하면 단주가 이끌었던 독립노농당이 결정적인 세력을 갖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그 투쟁방법과 노선은 여타 어느 정당의 그것과 비교하여도 민족의 진로를 밝히는데 가장 올바르고 선명하였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단주가 시대를 내다보는 혜안과 그에 대처하는 의지와 용기는 당시 어느 누구에게서도 찾아볼수 없었다고 할수 있다. 금년은 단주가 서거하신지 40주년이 되는 해가 된다. 만시지탄은 있지만 40주기를 맞는해에 위대했던 단주의 사상과 투쟁에 관한 일들을 재조명하여 후진들의 귀감이 되는 자료가 되게 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충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한다.
※ 필자는 독립노농당의 당원이였고 단주의 측근에서 일한적이 있다. 그 시기 단주로부터 직접들은 수많은 사연중에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몇가지만 소개한다. 이중 두가지는 단주가 임시정부 국무위원 시절의 일이였고 하나는 6.25전쟁중 단주가 총애했던 청년동지의 죽음에 관한 일이다.
① 단주는 임시정부국무원시절 중국의 모 지도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초대를 받은적이 있었다고 하셨다. 그 자리에서 단주를 초대한 분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당신네 임시정부내에 당신을 노리는 자가 있다고 하면서 그 사람의 이름을 밝히려고 하였다. 그순간 단주는 그를 제지하고 이름을 대지 마시오 내가 그의 이름을 알게되면 나는 그를 죽여야 할 것이니, 그렇게 되면 나라잃은 백성이 이국만리에 망명하여 독립운동 한답시고 서로 죽이는 꼴이되니 나는 그런짓은 하지 않겠다고 대답하였다는 것이다.
② 하루는 단주가 임시정부 국무회의시 조소앙선생과 나란히 앉았을 때의 일이였다 (필자는 날자를 잊었음) 조소앙선생이 주머니에서 무슨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단주에게 주면서 越坡(당시 유림의 아호) 이것좀 보시오. 약 일주일전에 내게온 전문이요(당시 조소앙은 외교부 책임자) 단주에게 준 전문은 불어로 되어 있었고, 이를 해석해보니 런던에 망명한 불란서의 드골임시정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정부로 승인하였다는 전문이였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전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도 열지 않고 모두 일어서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고 했다.
③ 단주는 6·25전쟁중 부산으로 피난하였고, 많은 동지들도 부산으로 피난하였다. 그때 단주의 총애를 받고 있던 노명일 동지가 더위를 식히려고 몇몇동지와 함께 해수욕을 하던중 그만 익사하고 말았다. 이 소식을 접한 단주는 장례식날 그 관뚜껑에다 친필로 혁명청년노명일지구 라고 쓰시고 그의 눈물과 땀을 닦은 손수건을 노명일 동지의 관속에 넣고 관의 뚜껑을 덮었다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