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들이 지향하는 기본 개념은 자유와 자율이며 자유연합이다. 따라서 경직된 계층 구조 조직을 거부한다.  획일화된 중앙집권 조직 대신에 농민 노동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스스로 자율적인 자유연합을 결성한다. 즉 종래의 조직론과는 근본 원리를 달리하는 자율 조직 형태이다.

이론 체계에서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권위주의 정전은 없다. 따라서 아나키즘은 비교조 자율 의사에 따른 집단 이성으로 형성된다. 막스슈티르너의 에고이스트동맹 같은 극단의 개인주의를 비롯하여, 푸르동의 개인주의를 내포한 상호주의, 바쿠닌의 집산주의, 크로포트킨의 아나르코코뮤니즘 등 몇 개의 유형으로 구별될 수 있다.

혁명론은 톨스토이나 간디 등의 비폭력 평화주의와 바쿠닌의 폭력혁명에 덧붙여 양 극단 중간에 고드윈, 푸르동, 크로포트킨의 차례로 폭력 부정에서 폭력 긍정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논리가 제시된다.

재산 소유에 관해서는 소규모 사유(고드윈)에서 단순한 일시 점유(푸르동)를 거쳐 코뮨(공동체)에 의한 공유(바쿠닌, 크로포트킨)까지 여러 방식이 제안되었다. 그들 모두 국유는 거부하는데, 통치 권력 기구의 소멸을 목표로 하기에 국가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국가라는 이름 아래 사회의 부를 통제 독점하는 정치 권력은 더욱 완강한 압박 기관이 되어 관료 독재로 나아간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분배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논리와 주장이 널리 알려져 있다. '노동량에 따라 계산되는 생산품의 등가 교환'을 설명한 개인주의(푸르동), ‘능력에 따라 각인으로부터, 노동량에 따라 각인에게’ 라는 공동주의와 개인주의의 혼합 체계(바쿠닌), ‘능력에 따라 각인으로부터, 필요에 따라 각인에게’ 라는 공동주의(크로포트킨) 로 구별된다.

아나키스트는 통치 구조에서 대자본가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계급 구조 집행기관으로서의 정부를 거부한다. 자본주의가 창출한 부르조아 독재 체제의 국가뿐만 아니라 레닌주의가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체제 국가도 극력 배격한다. 즉 자본가 독재와 노동자 독재로 나타나는 강제 권력 모두를 배격한다. 일체의 모든 독재 체제는 아나키스트의 자유 자율 원칙과 배치된다. 이 점에서 한자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는 ‘아나키즘’을 흔히 ‘무정부주의’라고 번역했는데,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은 1946년 4월 전국아나키스트대표자대회(안의대회)에서 아나키즘을 자율정부주의로 정의하였다. 아울러 독립노농당의 강제 해산 이후 아나키즘 역량을 재결집한 1972년 6월 한국자주인연맹 창설 시 아나키스트를 자주인이라고 명명하였다.

노동계급의 전위와 독재를 전제로 하는 정당을 통해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느냐의 여부는, 아나키스트와 마르크스주의자를 갈라 놓는 기본 쟁점이다. 아나키스트는 노동자 계급 독재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있어서 아나키스트는 성서의 말을 인용하여, "악마의 손으로 악마를 몰아낼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정당한 사회 변화와 발전을 강제로 규제하며 통치 권력을 행사하는 일체의 지도 및 정당은, 결국 혁명에 의한 척결 대상에 불과하다고 본다.

민중이란 개념에 대해 아나키스트와 마르크스주의자 간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민중이란 말을 사용할 때, 그것은 구제와 선도 통솔을 받아야 할 우매한 대중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나키스트의 민중은 피동과 타동의 존재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이성과 양심에 따라 자율로 자기 행위를 결단할 독립 주체 인격으로서 개인들의 집합체이다. 이같은 민중의 자각된 공동 의지에 의해서만 비로소 진정한 사회혁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혁명 방법론에서 아나키스트가 말하는 '직접 행동'이란 자주적인 인간의 자각된 행동을 가리킨다. ‘노동자의 해방은 노동자 자신의 힘으로!’ 이것이 아나키스트의 이른바 직접행동론이다. 아나키스트는 민중과 함께 민중의 대열 속에서 민중의 일원으로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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