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정치논단


단주 유림 선생 제64주기 추도식 추도사



추     도     사

 


  눈발 흩날리던 계절을 기어이 견뎌내고, 이제 생강나무 꽃이 환합니다. 노랗게 세상 빚으며 드디어 제 시절을 알립니다. 선생님의 기일을 맞이할 즈음은 언제나 묘소 근처의 생강나무가 흐뭇합니다. 이 빛나는 날 옷깃 여미며 선생님의 영전에 향을 사릅니다.

 

  사상은 사상으로 이어지니, 우리들은 실현 가능한 아나키즘을 주창하고 대안을 제시했던 선생님의 뜻과 이상을 새깁니다. 비록 당대에는 비장한 옥쇄를 하였으나 이는 곧, 영원히 휘황한 광영입니다. 해방과 함께 펼쳐진 역사의 대격변기에서 선생님과 아나키스트 독립노농당 동지들은, 백만 당세를 자부하는 해방정국 최대의 정당으로 기염을 토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세의 신장은, 곧 시대 의식을 구현하여 이 땅 민중들의 염원을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신탁통치 반대는, 미군정 및 소군정과의 투쟁으로 반외세 자주화였습니다. 남북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는, 통일정부여야 완전한 자주 독립의 완성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평양회담 반대는, 전 민족을 대표하는 독립운동 혁명가들이 이 나라 수도인 서울에서 자주적으로 민족의 진로를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선생님과 독립노농당의 노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분단 극복을 위한 주춧돌입니다. 선생님께서 이끌었던 이 노선은 고립되고 고통스러웠지만 우리 민족이 가야할 바른 길이었습니다. 선생님과 독립노농당의 투쟁이 없었다면, 해방정국은 미군정과 소군정에 기생하는 왜소한 역사만 존재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공산독재와 자본독재를 극복하여, 현실에서 구현을 모색하는 아나키즘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합니다. 통일 한반도의 영광된 그 날, 선생님의 형형한 노선과 당당한 투쟁은 찬란하게 부활합니다. 좌익과 우익을 아우르며, 구체성을 확보한 아나키즘으로 우리 민족 오천 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세상을 엽니다.

 

  나의 이상은 강제 권력을 배격하고 전 민족, 나아가서는 전 인류가 최대한의 민주주의하에서 다 같이 노동하고 다 같이 자유롭게 사상하는 세계를 창조하는 데 있다.

 

  환국 직후 동포들에게 선언했던 선생님의 귀국 제 일성을 되새깁니다. 정성을 모아 헌화하고 향 사르니 흠향하여 주십시오.

 

 

 

2025년 4월 1일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회장 김영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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