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정치논단


단주 유림 선생 제65주기 추도식 추도사



추     도     사

 


  봄이 왔으되 옷깃을 여며야 하는 거친 날씨입니다. 그럼에도 생강나무와 벚꽃이 조금씩 꽃눈 올리며 화사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온 천지에 노랑과 분홍이 물들면 겨우내 움추렸던 마음이 포근해지겠지요. 연두색 움도 조금씩 힘 모으고 있을 때, 선생님의 기일을 맞이하며 추모의 예를 갖춥니다.

 

  낙락장송 푸르름이 우지끈 부러졌으니 나라는 큰 어른을 잃었습니다. 선생님의 의기와 절조가 그리운 세상입니다. 단주 선생께서 꿈꾸신 사상과 문화의 세계는 곧 이 땅 모든 이들의 염원이자 인류 보편의 이상입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신패권주의의 암담한 세월입니다. 약육강식에 의한 강압이 존엄과 품위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자유 평등 박애의 인류 이상이 멀게만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나라 안팎에서 어느 순간 상식이 사라지고 염치와 절제를 잃어버렸습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원칙이 무너졌습니다. 기본이 보이지 않고 편법과 우격다짐이 무리지어 저자거리를 횡행하고 있습니다. 좌와 우의 부박한 양 극단과 단순 산술 평균의 기회주의가 중립으로 포장되었습니다.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되 이상과 기품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선생님의 고결함, 아나키즘이 휘황합니다.

 

  선생님의 영전에 향을 피우고 헌화합니다. 흐트러진 마음을 가지런히 다잡고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사상은 사상으로 이어지리니 자미원의 북극성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찬란합니다. 사상의 큰 별로서 부디 영면하시고 민족의 통일과 인류평화의 그 날을 지켜보아 주십시오.

 

  

 

2026년 4월 1일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회장 김영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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