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정치논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즉시 전면 해체 1

 2026년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정상적인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시간 내에 투표할 수 없었던 투표소가 서울 송파구를 비롯해 총 91곳으로 확인되었다. 처음 수도권에서 문제가 제기되었던 17곳보다 대폭 늘어났다. 윤재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선거정책실장은, 최근 사전투표율이 높아짐으로써 본 투표에서 용지가 과다하게 남는 경향이 있어 인쇄를 감축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는 선거인 수의 60%, 지방선거는 50%를 하한선으로 정해 투표용지를 축소하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잠실 7동 제2투표소에서는 밤 10시까지 선거시간이 연장되어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6월 5일 오전 7시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경찰 기동대 천여 명이 출동해 강제로 투표함을 운송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위 군중은 늘어나 해당 투표함의 개표가 진행되었던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는, 6월 6일 오후 5시경 약 1만여 명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체를 요구했다.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설명은 군색하고 졸렬하다. 인쇄된 투표용지는 각 투표소로 배분되고 일부는 시군구 지역 선관위가 여유분으로 보관하다가 용지가 부족한 투표소로 배송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2022년 특정 정당 지지자가 잔여 투표용지를 투표소에서 탈취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다음부터, 투표용지를 줄이려고 노력했으며 남은 예산은 지자체에 반납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관위는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체 유권자 수의 1.1배에 해당하는 투표용지를 제작한다며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은 제대로 받아가고 실제 용지의 인쇄는 임의로 조절했으니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 근본 원인은 선관위의 방만한 운영과 견제받지 않는 폐쇄적인 관료주의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대법관이 겸직하며 이를 포함한 9명의 선관위원 중에 8명이 비상임이다. 즉 1명의 상임위원이 전체 조직을 상설 관리 감독함으로써 조직 장악이 곤란한 것이다. 조직 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선관위 직원들의 무소불위 권력 행사가 임의로 자행되고 있다. 1963년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구로 설립된 이래 외부의 견제가 없었던 점도 폐쇄적인 운영과 직접 관련된다. 2023년 선관위 직원 채용 비리가 언론에 알려졌을 때 감사원이 직무 감찰에 나섰다. 그런데 선관위는 헌법상의 독립 지위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에 나섰다. 그 결과 2025년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선관위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는 기득권 이해관계를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을 망각했다. 결국 헌법을 고쳐 이들의 주장과 판결을 무력화해야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 선관위를 견제하는 국회조차 선관위에게는 을의 위치이다. 일상적인 의정활동마저 언제든지 선관위의 제재 대상이 되기에, 국회와 지방의회도 각급 선관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선관위 직원들의 관료주의에 덧붙여, 이를 관리 감독하는 선관위원 9명의 임명에 집권층의 의사가 관철됨으로써 부정과 비리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에서 각각 3명이 임명되기에 정권을 담당한 여당의 절대 의사가 여과없이 반영된다. 대통령이 3명, 여당에서 1명, 여당 측 중립인사 1명, 대통령이 사실상 임명한 대법원장이 3명을 임명하는 구조이다. 야당 몫 1명 외에는 정권에 맞서 독립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선관위원장과 상임위원은 위원 중에서 호선이며 모든 선관위원의 임기는 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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