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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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장교 양성 제도는, 제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서 군에 대한 인식이 나쁘기에 학위 취득이라는 유인책이 필요했다. 이 점은 한국의 사관학교가 이미 채택하고 있어 특별한 내용이 아니다. 일본은 패전에 따라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게 된 이후 최소한의 방위력이 목표이다. 즉 독일과 일본은 군사력의 개념이 자국의 안보 확보라는 수동적인 상황을 반영했다. 군 전력의 극대와 자주화라는 적극 개념이 아닌 것이다. 캐나다와 호주는 전체 군 병력이 6만여 명에 불과해 한정된 예산이므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 이마저도 군사훈련의 비효율성 문제가 드러났다. 태국은 군사쿠데타가 빈번해 이미 분리조치 했고, 베네수엘라는 독재 유지를 위한 군사력 배경이었다.
미국은 각 군 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하며, 위관장교에게 군 특성에 맞는 전략 전술 체계 및 무기 운영을 숙지시키고 있다. 영관장교 대상으로 타군과의 협동성을 강화한다. 한국군의 사관학교 운용 역시 미국의 방식을 따랐다. 2025년에 임관한 육군 소위 중 육사 출신은 5.3%이다. 해군 18.9%이고 공군 17.6%로서 사관학교 비율이 크지 않다. 따라서 통합 사관학교가 군의 합동성 강화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정치 논리가 개입된 문재인 정권 이래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은 군사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군의 정치 중립과 국방력 강화에 역행하는 사고가 현 집권층에 팽배하였다. 각 군의 전문성을 유지하려면 사관학교의 단순한 통합은 백지화되어야 한다.
1951년 정규 육사의 창설은 군의 현대화에 기여했고 방위력 증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의 과도한 엘리트주의와 군사쿠데타에의 적극 참여는, 한국 현대사의 왜곡으로 나타났다. 박정희 소장과 전두환 소장의 군사쿠데타가 유신 및 5공 독재라는 역사의 퇴행을 불러왔다. 이어서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 시도 역시 민주공화정을 위협하는 반역행위였다. 이 과정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정치 개입은 문민 우위라는 정당성을 무시하는 반민주 행태이기에, 이에 따른 문책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 집권층의 육사 폐교와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그 연장선이라면,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국방을 정치 논리로 포장할 경우 국가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현대전은 통합 기획과 합동 작전 능력에 의해 결과가 판가름 난다. 하지만 그 전제는 각 군의 전문 영역이 온전하게 발휘되어야 가능하다. 해군의 제대로 된 역할은 바다에서 함정과 함께 있을 때이고, 공군 또한 활주로와 비행기에서 실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함정과 비행기 없는 교육으로 도상 연습한 사관생도가, 초급장교의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안보의 근간을 흔들려는 현 집권층의 불순한 의도를 직시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부터 서부 전선 최전방의 육군 1군단은, 전방감시초소와 일반전초에 배치된 K6중기관총에 실탄이 든 탄띠를 걸어두지 않고 있다. 유사시 북한의 총격에 즉각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이다. 국가안보 공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