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정치논단


작고 아나키스트 · 독립노농당 동지 추도사



추     도     사

 


  작고하신 동지들을 추모하며 향을 피웁니다. 불볕더위가 온통 세상을 휘감으니 맑은 바람 한 줄기가 고대(苦待)되는 한낮입니다. 깊은 겨울에 온기를 지피던 화로는 오래전에 치워두었지만, 이 계절이 끝나는 어디쯤에서 반드시 소용이 있겠지요.


  동지들의 영광과 좌절은 우리 민족과 인류의 평화를 위한 밑거름이었습니다. 이제 아무도 살지 않는 고가(古家)의 뒤뜰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쓸쓸한 뒤란에서, 아나키즘 이상세계를 꿈꾸던 동지들의 분투(奮鬪)를 떠올립니다. 장독대는 무너졌고 손보지 않은 배나무에는 배가 열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안의 격을 높이던 정갈하고 풍미 가득한 장(醬)들은, 아직 세월을 이며 곰삭고 있습니다. 청량(淸涼)하고 아향(雅香) 넘치는 배도 주인의 손길이 닿으면 다시 열리겠지요. 동지들의 신산(辛酸)한 투쟁은 오롯이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계승되었습니다. 탄압과 궁핍 소외를 견뎌내며 아나키스트 자주인(自主人)의 자존(自尊)을 지키던 동지들의 고결(高潔)을 되새깁니다.

 

  동지들의 맑은 영혼에 꽃을 드리며 우리들의 사명을 다짐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의미를 부여받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세계를 건설하겠습니다. 모두가 힘써 서로 돕는 상호부조(相互扶助)의 이념, 사상은 사상으로 이어지니 평안히 지켜보아 주소서.

 



2024년 7월 7일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회장 김영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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