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교토국제중고교 설립 의의 - 재일동포 민족 정체성 교육의 현황과 대책 1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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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에 소재하는 한국계 학교 교토국제중고교가, 2024년 8월 23일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우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였다. 학교 운동장조차 야구장 규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여 얻은 기적의 승리였다. 이 학교의 전신은 1947년 재일동포들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이고 2004년 교명을 바꾸었다. 2024년 현재 중학생 22명을 포함해 전체 학생 수가 161명이다. 한국계 학생은 30%가량이며 야구부원이 61명으로 고교 남학생 거의 모두가 해당한다. 여학생들은 한국 드라마나 K팝 등 한류에 관심이 많아 지원하였다. 야구부는 1999년 창단했는데, 재일동포 입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하자 내린 조치였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교 야구의 선수 육성을 통하여 일본인 입학생을 확보하려는 의도였으나, 첫 공식 출전 경기에서 34대 0으로 패배한 기억도 있다.
교토국제중고교의 1년 운영 경비는 40억 원 정도이다. 한국 정부는 매년 약 16억 원을 지원해 40% 정도를 담당하고, 일본 정부는 약 12억 원을 보탠다. 나머지는 수업료와 후원금으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야구부가 특화되어 있지만 경상비는 매우 미흡하다. 선수 기숙사에 에어컨도 없고 라커룸이나 샤워 시설도 부족하다. 야구공 공급조차 원활하지 않아 테이프를 감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2월 한국의 KIA야구단이 1천 개를 후원하였다. 무엇보다 학교 운동장이 60여 미터에 불과해서, 평소 수비나 단타 위주 훈련을 하며 장타 훈련과 연습 시합은 외부 운동장을 이용한다. 일본 고교 야구 최고(最高) 최대(最大) 꿈의 무대인 고시엔 우승은, 오직 고된 반복 연습과 근성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한 결과였다. 고마키 감독은 학교 재정이 빈약해 밤낮 가리지 않고 열의를 다했다며 담담하게 밝혔다.
재일동포들이 3세와 4세로 세대를 이어가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보다는 현지 일본화가 자연스런 흐름이 되었다. 따라서 이국의 삶에서 국적 있는 교육을 꾀했던 설립 당시의 교육 목표는 조정이 불가피했다. 결국 교과 과정에 한국사와 한국어 등 한국을 근거로 삼되, 교포들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국제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학교의 존립을 도모하였다. 이번 야구부의 쾌거는 한국과 일본 교육 당국이 공동으로 거둔 결실이다. 1947년 당시 학교를 설립한 재일동포들이 궁극으로 추구한 교육 목적은 한일 양국의 선린과 우호이다. 해방되었지만 불가피하게 정착한 이역에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였다. 외진 곳 작은 학교는 다음 세대를 위한 동포 선각자들의 투혼으로 건립하였다. 그리고 이제 뜻깊은 이곳에서 일본 국적의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접하며 한일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