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정치논단


교토국제중고교 설립 의의 - 재일동포 민족 정체성 교육의 현황과 대책 2

 다음은 변낙하(邊洛河) 작사 김경찬(金瓊燦) 작곡의 교토국제중고교 교가이다.


1.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아침 저녁 몸과 덕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


2. 서해(西海)를 울리도다 자유(自由)의 종은

자주(自主)의 정신(精神)으로 손을 잡고서 자치(自治)의 깃발 밑에 모인 우리들

씩씩하고 명랑(明朗)하다 우리의 학원


3. 해바라기 우리의 정신을 삼고 문명계(文明界)의 새 지식 탐구하면서

쉬지 않고 험한 길 가시밭 넘어 오는 날 마련하다 쌓은 이 금당(金堂)


4. 힘차게 일어나라 대한(大韓)의 자손 새로운 희망(希望)길을 나아갈 때에

불꽃같이 타는 맘 이국 땅에서 어두움을 밝히는 등불이 되자

 

 이 대회에서 우승하자 관례에 따라 교가가 일본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한국어로 된 이 교가의 내용 중 ‘동해 바다’와 ‘한국의 학원’은, 일본어로 번역하여 송출한 자막에 ‘동쪽의 바다’와 ‘한일의 학원’으로 수정하였다. 일본인의 입장에서 껄그러웠기에 학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진 사실은 다변화된 일본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교토국제중고교의 고시엔대회 우승은, 역경을 딛고 목표를 향해 매진한 학생과 학교 관계자 및 후원한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간직해야 한다. 더 이상의 비약은 이들이 흘린 땀방울과 우호선린의 의미를 오히려 반감시킨다. 물론 극우 성향 일본인의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8월 24일 하마다 사토시 일본 참의원 등 일부 인사들은 한국어 교가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니시와키 다카토시 교토지사는 이들에게 자제를 당부하였다.

 

 교토국제중고교의 전신인 교토조선중학교는 좌익 우익 아나키즘이 본국의 상황에 따라 갈등했던 1947년, 아나키스트들이 설립을 주도한 재일본거류민단계 한국학교이다. 따라서 교가의 내용은 1절 삼국시대 이래 한반도와 일본의 특별한 역사, 2절 자유 자주 자치의 아나키즘, 3절 신문명 탐구와 고난의 회고, 4절 한국인의 정체성과 이역에서의 각오였다. 일제와 치열하게 투쟁한 아나키스트들이 본국의 새나라 창건에 앞장서면서도, 일본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딛고 최선을 다하자는 의지를 표현했다. 자존과 자부심 그리고 분투를 담은 가사는 이에 합당하게 장엄한 선율로 빛났다. 불가피하게도 이역에 정착했지만, 여기는 옛적 우리의 선조들이 꿈을 펼치려고 이주했던 곳이기에 전혀 낯선 땅은 아니라는 연고를 강조했다. 해방정국 아나키스트의 고결한 이상이 교토국제중고교의 교가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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