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정치논단
단주유림선생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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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유화책의 기원은,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이 건국된 이래 독일사회민주당이 최초로 집권에 성공한 1969년 빌리 브란트 총리 시절부터였다. 그는 이른바 ‘동방정책’으로 불리는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와 화해정책을 펼쳤다. 그의 동유럽 외교 노선은 동서화합과 냉전체제 긴장 완화에 일정하게 기여했다. 그러나 소비에트연방에 우호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맺음에 따라 오늘날 푸틴의 전제정치가 유지되는 기반이 되었다. 그의 집권 시기부터 시작된 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은 정권이 바뀌어도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 결국 푸틴과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화하며 유럽을 위협했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최대 11배 정도 올랐고, 독일의 2023년도 전기요금이 전년도 대비 85%나 올랐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대량 직수입을 위해 가스관을 건설한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는, 독일이 러시아에 에너지 종속을 당하는 상징물이 되었다. 에너지 파동을 겪는 독일은 화학산업의 생산 중단뿐만 아니라, 2023년도 3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1%였다. 제조업 중심의 독일 경제가 경쟁력을 상실하자 연쇄 파장이 유럽 각국으로 번지고 있다. 유럽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는 엔진이었던 독일 경제는, 이제 유럽의 병자라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급격히 추락하였다.
독일 경제의 추락에는 탈원전 정책도 배경이 되었다. 독일사회민주당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다음부터, 신재생에너지 확충과 원전 전면 폐쇄를 목표로 내건 에너지 전환정책을 수행하였다. 이 탈원전 정책을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원전 폐쇄를 주장하는 녹색당과 연정을 하기 때문이지만, 사회민주당 내부의 대체적인 의견도 원전 반대 의견이 많다. 즉 경제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 대신 기존 논리의 타성에 갇혀 있는 것이다.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과 기술 수준 향상을 꾀한 세계 원전산업계의 현황을 외면했다. 그러나 아직 원전을 대체할 고효율 청정에너지 자원은 없다.
탈원전 오류에 대한 인식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독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사회민주당의 통렬한 자기반성은 당의 상징인 빌리 브란트 전 총리와 그의 동방정책까지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현 지도부는 이런 기조에 강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 저변의 기류는 1974년 5월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실각 원인이 되었던 기욤 사건까지 조명하고 있는 상태이다. 1974년 4월 그의 보좌관 귄터 기욤과 부인 크리스탈 기욤이 동독의 간첩으로 밝혀진 이 세기의 사건은, 공산주의에 사상적으로 취약한 진보진영의 허상이 드러낸 계기였다. 사회민주주의자 브란트가 동독의 의도에 말려든 셈이다.